‘W’ 힘빠진 지상파 멱살 잡은, 송재정 과감한 파격 [종영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9.15 06: 58

판타지 멜로 드라마의 대가로 우뚝 선 송재정 작가다운 파격이었고, tvN과 JTBC 드라마에 밀려 힘을 못 쓰던 지상파의 기특한 도전 정신이었다.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W’의 흥행 성공은 시청자들에게는 재밌는 이야기를, 지상파 방송국에는 색다른 변화의 바람을, 송재정 작가에게는 다음 도전을 응원하게 만드는 지지 세력을 안겼다.
지난 14일 종영한 ‘W’는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삼총사’ 등을 통해 시공간 이동 소재와 판타지 멜로 장르를 활용해 재밌는 이야기를 만든 송재정 작가의 작품이었다. 또한 지난 해 4%에서 출발해 20%를 넘본 시청률 ‘역주행’ 신화를 이룬 ‘그녀는 예뻤다’ 정대윤 PD가 연출을 맡았고 이종석과 한효주가 출연했다. 제작진과 배우가 ‘드림 캐스팅’이라 기대가 높았지만, 송 작가의 작품이 소수 마니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전세대를 아울러야 하는 지상파 드라마와 맞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또한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현실과 웹툰을 오고가는 설정이 어렵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가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아야 해서 다소 고루한 드라마가 많이 나오는 지상파 방송 환경과는 맞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다. 송 작가의 재밌는 쾌감은 강하나 중간 유입이 어렵고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는 전개의 한계는 정대윤 PD의 편안하고 쉽게 풀어가는 연출이 크게 보완했다. 매회 전 이야기를 되짚어주고 파격적인 이야기를 잡아줄 안정적인 연출과 편안한 흐름의 편집을 택해 강력한 젊은 시청 팬덤과 드라마를 편안하게 보려는 언제든 이 드라마를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중장년의 시청자들을 동시에 끌어당겼다.
그야말로 tvN이 아닌 다수의 시청자를 끌어당겨야 하는 지상파로 건너온 송 작가의 과감한 파격은 박수받을 만 하다. 만화와 현실 두 세계를 그린다는 설정은 그간의 이야기보다 좀 더 극단적이고 파격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송 작가는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모를 정도로 매회 반전을 쏟아내며 판타지 멜로 대가로 다시 한 번 이름을 날렸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꾀하다보니 지루하고 뻔한 이야기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한계에도 지상파 드라마 PD의 자존심을 세운 정 PD의 도전 정신은 좋은 결과물로 이어졌다.
제작진이 잘 깔아놓은 밑밥을 개연성 있게 연기한 배우들의 힘도 컸다. 믿고 보는 배우인 이종석과 한효주는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현실과 웹툰을 오고가는 설정의 비현실성에 현실성을 입혔다. 이들이 설득력 있게 감정 표현을 해왔기에 다소 이해가 안 되는 설정과 지극히 장난 같은 이야기일 수 있는 한계를 극복했다. ‘학교 2013’ 이후 이 작품까지 5연속 흥행을 이끈 이종석은 지지하고 싶은 만화 속 영웅을 만들어내며 한효주와의 아련한 로맨스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동이’ 이후 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한효주는 스크린 톱배우답게 발랄한 매력 변신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었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W'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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