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가장 많았지만 숫자에 불과했다. 올 시즌 출발부터 괴력을 선보이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35·두산)가 역대 8번째 선발 20승에 도달했다. 역대 최고령이자, 역대 최소 경기 20승 달성이었다.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된다.
니퍼트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선방하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고 시즌 20번째 승리를 따냈다. 최근 6경기에서 전승의 신바람을 내며 20승 턱밑까지 도달한 니퍼트는 아홉수는 저 멀리 날려 보내며 KBO 리그 역대 17번째 20승 고지를 밟은 선수로 기록됐다. 지난 2011년부터 KBO 리그에서 뛴 니퍼트의 개인 통산 78번째 승리였다.
니퍼트의 이날 승리는 상징적인 숫자는 꿈의 ‘20승’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 이 20승을 더 빛내는 지표들이 있어 리그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전망이다.
우선 니퍼트는 역대 최고령 20승을 달성했다. 종전 최고령 20승 투수는 가장 근래 20승 달성 선수였던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으로 만 35세 2개월 13일이었다. 그런데 니퍼트는 만 35세 4개월 7일에 이를 달성해 밴헤켄의 당시 연령을 넘어섰다.
여기에 역대 최소경기 20승이기도 하다. 니퍼트의 이날 등판은 올 시즌 25번째 등판이었다. 종전 역대 최소경기 20승은 1995년 이상훈(당시 LG)의 30경기였다. 당시 이상훈은 전체 30경기 중 29번 선발 등판 시점에서 20승을 기록했다. 순수한 선발 등판으로만 따지면 1987년 김시진(당시 삼성)의 27경기(전체 33경기)였다. 니퍼트는 이를 무난하게 앞당겼다. 25경기에서 20승이니 당분간은 도전하기 쉽지 않은 수치다.
한편 니퍼트의 20승은 외국인 선수로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22승)와 밴헤켄에 이어 세 번째다. 두산 역사에서는 프로 원년인 1982년 박철순(24승, 선발승 16승), 2007년 리오스에 이어 세 번째다. 한편 이날 78번째 승리를 따낸 니퍼트는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승인 리오스(90승)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로 뽑힌다. 여러모로 리그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는 니퍼트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