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두산의 최고 재발견인 김재환(28)은 12일까지 시즌 34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그런데 팀의 에이스이자 최다승 투수인 더스틴 니퍼트가 선발 등판할 때는 홈런포가 잠잠한 편이었다.
김재환은 올 시즌 니퍼트 등판 경기에서 홈런 3개를 기록했다.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다른 투수들에 비해서는 홈런 지원이 많지 않았던 편. 니퍼트가 승리를 따낸 19번의 경기에서 결승타도 한 번이었다. 그런데 니퍼트의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할 만했던 13일 잠실 SK전에서 폭발하며 그간 쌓였던 마음의 빚(?)을 깨끗하게 갚아냈다.
김재환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4번 좌익수로 출전, 0-2로 뒤진 3회 역전 결승 3점포(시즌 34호)를 때려내는 등 4타수 3안타 1고의사구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김재환의 14번째 3안타 이상 경기. 8월 28일 KIA전에서 홈런을 때린 이후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지며 대포도 침묵했던 김재환은 이날 타격감을 조율하며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경기를 보냈다.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김재환은 두 번째 타석에서 중요한 홈런포를 터뜨렸다. 니퍼트가 2회 4개의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준 상황에서 두산은 1회와 2회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한 터였다. 그런데 3회 상대 투수 라라의 견제 실책으로 1사 1,3루의 기회가 김재환에게 걸렸다. 김재환의 방망이에 따라 초반 판도가 결정될 수 있었다.
여기서 김재환의 대포가 터졌다. 2구째 라라의 커브(129㎞)가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왔다. 김재환은 이를 노린 듯 놓치지 않고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이는 리그에서 가장 깊은 잠실구장의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으로 이어졌다. 경기의 흐름을 일거에 뒤집는 홈런이었다.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기록한 김재환은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2루수 나주환이 잡기는 했지만 송구까지 매끄럽게 이어가기 어려운 코스와 동작이었다. 김재환은 8회 김민식의 좌익수 방면 뜬공도 넘어지며 잡아내는 등 다방면에서 팀 승리에 공헌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