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기본기 부족’ 라라, SK 무너뜨린 견제 실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13 22: 44

SK 외국인 투수 브라울리오 라라(28)가 두산의 막강한 화력을 넘지 못했다. 3회도 채 버티지 못한 끝에 조기 강판됐다. 그 중심에는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견제 실책이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SK가 초반 흐름을 내주는 결정적인 실책이 됐다. 문제점은 고쳐지지 않았다. 
라라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2⅔이닝 동안 무려 84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5볼넷 5탈삼진 4실점(2자책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의 2-4로 뒤진 상황에서 내려가 패전 요건을 벗지 못했고 끝내 2-5로 져 패전을 안았다.
직전 등판이었던 7일 인천 KIA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한국무대 첫 선발승을 따낸 라라였다. 선발 로테이션 재합류 후 첫 경기에서 나름 괜찮은 투구를 선보였으니 기대가 걸리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당시의 모습은 이날 비와 함께 씻겨내려간 듯 했다. 이날은 고질적인 제구난에 시달리며 버티지 못했다. 여기에 결정적인 실책까지 저지르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날을 보냈다.

1회 출발은 좋았다. 선두 김재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국해성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2사 후 에반스에게 볼넷, 김재환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이날 첫 득점권 위기를 맞았으나 양의지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바깥쪽 꽉 찬 커브로 루킹 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1회를 정리했다.
2-0으로 앞선 2회에도 득점권 위기를 넘겼다. 선두 오재일의 2루수 땅볼 때 2루수 나주환의 실책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낸 라라는 1사 후 정수빈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해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오재원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3회를 버티지 못했다. 1사 후 국해성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1루 견제로 국해성을 잡아내는 듯 했지만 견제가 악송구로 이어지며 오히려 주자를 3루까지 보내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견제가 1루수에게 제대로만 갔어도 국해성은 2루에서 아웃될 수 있었다. 아쉬움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라라는 이 실책 이후 심리적으로 급격하게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에반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1,3루에 몰린 라라는 김재환에게 중월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다. 초구를 볼로 내준 뒤 2구째 커브를 가운데로 넣다 김재환의 노림수에 제대로 걸렸다. 사실 국해성을 견제로 잡았다면 주지 않아도 됐을 역전이었다. 
이후에도 양의지에게 바로 볼넷을 내주며 흔들린 라라는 오재일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정상적이라면 여기서 이닝이 끝나야 했지만 견제 실책의 대가는 컸다. 이후 허경민에게 우전안타, 정수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두산의 방망이는 라라의 공을 잘 골라내며 괴롭혔다. 결정구가 부족한 라라는 이를 버텨내지 못했다.
SK 벤치는 라라가 오재원에게도 볼넷을 내주자 김주한으로 투수를 교체해 불펜 버티기에 들어갔다. 김주한이 김재호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해 라라의 실점은 더 올라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준 점수는 팀에 결정타로 돌아왔다.
하지만 올 시즌 견제와 수비에서 기본기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라라의 위기는 진행 중이다. 벌써 견제나 1루 송구에서만 세 번째 실책을 저질렀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실점했다. 실점 대비 자책점이 적고 그나마 평균자책점이 치솟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외국인 투수 교체로 승부수를 띄우고자 했던 SK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