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시네마]차승원 is 뭔들, '고산자' 추석 연휴 상승세 탄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9.13 10: 59

강우석 감독의 첫 사극 대작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상승 기류를 타는 중이다. 스릴러 '밀정'에 이어 2위를 기록중인 '고산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급증하는 명절 대목을 맞이해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거기에 더해 '고산자'에 대한 호의적인 입소문도 호재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착하고 아름다운 영화 '고산자'에 대한 좋은 평을 쏟아내고 있다. 또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차승원이 인생급 연기를 선보인 것도 관람 포인트. 연기생활 19년째인 그는 정통 멜로부터 코믹 연기까지 수많은 배역들을 한 얼굴 안에 담아내며 강력한 연기 내공을 쌓았고 최근에는 예능 '삼시세끼' 시리즈를 통해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차승원이 이번에는 다소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지도꾼’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삶 속으로 뛰어든 것이다. 차승원은 특유의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 덕에 현대극에서 많은 활약을 해 왔다. 그러나 그가 역사극에 약한 것은 아니다. 드라마로는 MBC ‘화정’에서 광해군을 연기했고, 영화 ‘혈의 누’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깊고 무게감 있는 눈빛 연기로 호평받았다.

그 중에서도 ‘화정’은 애초에 팩션을 표방한 작품이었기에, 이번 ‘고산자 :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는 차승원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밀도있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신동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이다보니 이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배우들끼리 맞붙었을 때 발생하는 케미다. 고산자 김정호로 분한 차승원은 ‘케미 장인’ 답게 누구와도 찰떡 같은 호흡을 자랑하며 극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사실 김정호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부실한 수준이다. 게다가 21년 전 KBS 1TV에서 방영됐던 3·1절 특집 ‘땅울림’을 제외하고는 극화된 적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김정호의 인생은 식민사관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이를 연기하게 된 차승원의 깊은 고민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실존 인물을 다루는 영화는 흥행 면에 있어서 장단점이 매우 뚜렷하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대중에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고, 역사적 기록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 아우라에 잡아 먹히지 않아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 같은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극복한 대표적 케이스가 영화 ‘명량’이다. 성웅 이순신 장군이 지휘한 명량대첩을 다룬 이 작품은 단순히 위인의 일대기를 그리기 보다는 하나의 해전에 집중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 결과 ‘명량’은 누적관객수 1760만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범접할 수 없는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위인은 아니지만 역사 속 인물인 덕혜옹주를 다룬 ‘덕혜옹주’ 역시 감성적인 서사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고산자’가 여타 실존 인물의 삶을 다룬 영화의 흥행 공식을 따라갈 것으로 기대되는 지점들이 여럿 존재한다. 먼저 탄탄한 원작이 있다는 점이 그렇다. ‘명량’은 박은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개봉 전 영화를 다시 소설로 옮겨 출간할 정도로 밀도 있는 서사를 자랑한다. ‘덕혜옹주’ 역시 권비영 작가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 편의 완결된 이야기가 각본의 기저에 깔려있었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도 함께 올라갈 수 있었던 대표적 케이스다.
다행히 '고산자'의 흥행을 예측하는 모든 지표들은 긍정적이다. 볼거리가 많고 스토리는 탄탄하며 출연진 연기는 안정적이다. 또 강우석 감독과 차승원의 만남은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올 추석 연휴, '고산자'가 박스오피스 2위 출발을 벗어나 대역전에 성공할지 기대를 품게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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