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황재균, 기록이 증명하는 역대급 시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9.13 05: 55

예비 FA(자유계약선수)의 힘을 과시하는 것일까. 올해 FA 시장에 대어급 명단에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는 황재균(29·롯데 자이언츠)이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다시 한 번 경신, 역대급 시즌을 만들고 있다.
황재균은 최근 2년간 몸집을 급격히 불리는 벌크업으로 파워를 키웠다. 호타준족의 중장거리형 3루수에서 거포형 3루수로 거듭나기 위한 진화였다. 그 덕으로 지난해 황재균은 생애 처음으로 20홈런을 돌파해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 황재균은 타율 2할9푼 26홈런 97타점 OPS 8할7푼1리의 성적을 남겼다. 홈런과 타점, 장타율, OPS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 였다. 장타력 증강이라는 1차 목표를 이뤘다.
하지만 황재균은 한 번 더 진화를 했다. 체력과 밸런스를 보강해 보다 균형잡힌 시즌을 보내기 위해 준비했다. 지난해 전반기 22홈런 OPS 9할4푼9리를 기록한 것에 반해 후반기 4홈런 OPS 7할5푼으로 급락한 성적을 낸 것이 옥의 티였기 때문.

결국 올시즌 황재균은 진화의 성과를 전·후반기 고른 성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전반기 16홈런 OPS 9할5푼2리를 기록했고 후반기 현재 6홈런 OPS 9할3리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꾸준함까지 이젠 갖추게 된 셈이다. 
아울러 황재균은 후반기에 17개의 도루(4실패)까지 추가, 22홈런 24도루로 지난해 짐 아두치에 이어 롯데 프랜차이즈 사상 두 번째, 토종 선수로는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 클럽까지 가입했다.
황재균의 올시즌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또 한 번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 프랜차이즈 내야수에서도 손꼽히는 시즌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기록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롯데 내야수가 팀 내 1위를 차지했던 적은 지난 2011년 이대호(6.89)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황재균의 WAR은 3.76이었다. 그러나 황재균이 4.97의 WAR을 기록, 롯데 내야수로는 5년 만에 내야수로 WAR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주로 1루수로 나섰고, 또한 팀내 공격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수비 부담이 어느정도 있는 3루수와 2루수, 유격수로 한정 지었을 경우엔 지난 2008년 시즌 2루수로 활약했던 조성환(5.82) 이후 처음이다. 3루수 기준으로는 지난 1994년 공필성(4.55)이 3루수로 활약했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9위까지 내려앉은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황재균의 활약상은 롯데 프랜차이즈 역사에서도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시즌임에는 분명하다. 
올해 FA 시장은 김광현(SK), 양현종(KIA), 차우찬(삼성)의 좌완 트로이카를 비롯해 최형우(삼성), 김재호(두산), 나지완(KIA)까지 대어급으로 불릴만한 선수들이 즐비해 있다. 여기에 황재균 역시 기존 자신에게 매겨졌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는 기록들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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