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코리안 빅리거'와 일본 선수들의 성적이 투/타에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한국은 타자들이 60홈런을 합작하며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일본은 투수들이 합작 52승을 거두며 전통적인 마운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 6명의 코리안 빅리거 60홈런...일본 타자 5홈런
강정호(피츠버그)는 11일 신시내티전에서 시즌 18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한 시즌 20홈런 기대를 밝힌 이 홈런은 올해 코리안 빅리거들의 6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출신 타자들이 6명이나 뛰고 있다. 올해만 이대호(시애틀),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등 KBO리그를 거친 3명이 빅리그에 입성했다. 최지만(LA 에인절스)은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기존 강정호, 추신수(텍사스)까지 역대 가장 많은 6명이다.
이대호가 플래툰 시스템의 입지를 극복하면서 1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특히 팀이 승리하는 경기에서 11홈런을 기록해 영양가 만점이다. 인상적인 끝내기, 결승 홈런으로 시애틀 팬들에게도 인기다.
'KBO리그 홈런왕' 박병호는 초반 12개의 홈런을 치면서 장타력을 뽐냈다. 추신수는 세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도 7홈런을 쳤다. 김현수가 4홈런, 최지만이 5홈런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한/일 타자의 성적 (12일 현재)
강정호(피츠버그) 18홈런 타율 0.267 51타점
이대호(시애틀) 14홈런 타율 0.266 49타점
김현수(볼티모어) 4홈런 타율 0.308 15타점
추신수(텍사스) 7홈런 타율 0.247 17타점
박병호(미네소타 12홈런 타율 0.191 24타점
최지만(LA 에인절스) 5홈런 타율 0.165 12타점
이치로(마이애미) 1홈런 타율 0.296 18타점
아오키(시애틀) 2홈런 타율 0.269 19타점
반면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일본인 타자는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아오키 노리치카(시애틀), 가와사키 무네노리(시카고 컵스) 3명 뿐이다. 빅리그 러시에서 줄줄이 성공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유턴했다.
홈런은 이치로가 1개, 아오키가 2개다. 아오키는 지난 10일 오클랜드전에서 시즌 2호 홈런을 기록했다. 가와사키의 올해 빅리그 기록은 4타수 2안타.
오히려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일본 시절 포함해 프로 12년만에 첫 홈런을 기록했고, 마에다 겐타(LA 다저스)도 빅리그 데뷔 첫 해 홈런을 신고했다.
# 일본인 투수 52승...'외로운' 오승환 4승
올해 메이저리그의 일본인 투수는 6명이다. 다르빗슈, 마에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등 선발 4명과 보스턴의 우에하라 고지, 다자와 준이치 불펜 2명이다.
이와쿠마는 지난 10일 오클랜드전에서 6⅔이닝 2실점으로 15승을 기록했다. 2014년 15승에 이어 개인 최다승 타이. 이와쿠마는 지난 겨울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이 생겨 LA 다저스와 계약이 불발됐으나, 시애틀로 돌아가 여전히 관록투를 뽐내고 있다. 지난해 9승에서 완전히 살아났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마에다도 14승(9패)를 거두며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팀내 최다승으로 커쇼의 부상 공백 기간 에이스 노릇을 했다. 다나카는 11일 탬파베이 상대로 7⅓이닝 동안 1실점으로 13승째를 거두며 2014년에 이어 개인 최다승 타이를 기록했다.
시즌 중반 부상에서 복귀한 다르빗슈는 5승4패를 기록 중이다. 불펜 투수인 우에하라가 2승, 다자와가 3승씩 기록하고 있다.
이들 6명이 거둔 승수가 52승이다. 2014년 구로다 히로키(현 히로시마) 등 선발 4명이 10승 이상 기록한 합작 66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26승의 2배를 거두고 있다. 참고로 일본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은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2008년 기록한 18승이다.
한국인 투수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과 류현진(LA 다저스) 2명. 류현진은 어깨 재활, 팔꿈치 부상으로 단 1경기만 뛰었다. 올해 데뷔한 오승환이 4승3패 17세이브 14홀드의 놀라운 성적으로 코리안 투수의 체면을 세우고 있다.
▲메이저리그 한/일 투수의 성적 (12일 현재)
오승환(세인트루이스) 4승 3패 17세이브 14홀드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15승 11패
마에다 겐타(LA 다저스) 14승 9패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13승 4패
다르빗슈 유(텍사스) 5승 4패
우에하라 고지(보스턴) 2승 3패 6세이브 13홀드
다자와 준이치(보스턴) 3승 2패 16홀드
아무래도 투수력은 일본이 한 수 위다. 일본 투수들은 스플리터 등 정교한 변화구를 잘 던진다. 예리한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력으로 힘있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공략한다. 예전부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 숫자도 한국보다 월등히 많다.
타자는 우리 타자들이 강속구 적응력이 좋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일본 야구인에게 '왜 일본 타자들은 메이저리그에 가면 시원하게 홈런을 못 치냐'고 물었더니 '일본 프로야구에선 투수들이 워낙 변화구를 많이 던진다. 타자는 프로에 오면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한다. 그래서 미국에 가면 강속구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뛴 오승환은 "한국 타자들이 일본 타자보다 파워에서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정호, 이대호 등은 150km가 넘는 강속구에도 배트가 전혀 밀리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타자 강세-일본 투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