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엔 서부극"..'매그니7' 이병헌, 단언컨대 인생 카우보이 [종합]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9.12 17: 14

"추석엔 서부극이죠."
연기장인의 신작은 늘 새롭고, 짜릿하다. 배우 이병헌이 여섯 번째 할리우드 작품이자 두 번째 서부극, 첫 번째 할리우드에서의 선한 역할을 맡았다. 믿고 보는 그의 액션 연기가 이 영화를 선택하는 많은 관객들의 선택 포인트가 아닐까.
이병헌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매그니피센트7’(감독 안톤 후쿠아, 14일 개봉)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어릴 적 선망하던 카우보이를 배우가 돼서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고 밝혔다.

‘매그니피센트7’는 지난 1906년에 개봉한 레전드 영화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 작품. 원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서부 영화이지만 다양한 인종의 캐릭터가 뭉친다는 점. 리더는 아프리카계 미국 배우 덴젤 워싱턴이 맡았고, 멕시코 출신의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등 다양한 배우들이 합류한 가운데 아시아계 배우로는 이병헌이 활약한다.
◇여섯 번째, 할리우드 작(作)
이번에는 이병헌의 여섯 번째 할리우드작이다. 지금까지 악역을 맡았다면 최초로 정의로운 역할을 맡았다. 작품은 일곱 명의 무법자들이 가난한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화끈한 액션 블록버스터. 이병헌에게는 어릴 적 아버지와 ‘주말의 명화’에서 보며 꿈꿨던 ‘황야의 7인’ 안에 몇 십 년 후 출연하게 된 의미가 있다.
토론토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될 만큼 해외에서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병헌은 “모든 배우들이 같이 함께 고생을 많이 하고 오랜 기간 제작에 들어갔기 때문에 긴 시간동안 친해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니까 다들 형식적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포옹하고 반가워했다”며 “그렇게 큰 영화제에서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 저 또한 즐겁게 관람했다”며 당시 감회를 밝혔다.
◇첫 번째, 악역 아닌 선역
이병헌은 미스터리한 암살자 빌리 락스 역을 맡았다. 빌리는 칼을 총보다 빠르게 사용하고, 다양한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역할. 다수의 영화에서 그의 검증된 액션연기가 매력적으로 펼쳐진다. 무엇보다 미스터리한 인물인 만큼 눈빛으로 말하는 연기, 여기에 위트까지 곁들여져 최고의 서부 전사 캐릭터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할리우드 작품에서 정의롭고 선한 역을 맡았다는 점에서 모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병헌은 “악역을 하고 선한 역을 하는 감흥이 남다르진 않았다”며 “어설픈 선한 역보다 임팩트인 악역이 더 매력적인 경우가 많다. ‘황야의 7인’에서는 제임스 코번이 맡았던 역할을 하게 된 건데 굳이 동양인을 캐스팅하지 않아도 될 역할을 감독, 제작자들이 동의한 가운데 저를 캐스팅했다는 것에 더욱 의미를 두고 싶다”며 의미를 전했다.
여기에 명사수 굿나잇 로비쇼 역의 에단 호크와는 브로맨스를 연출한다. 짜릿한 액션 중에서 찡한 우정도 느낄 수 있다. 이병헌은 “형제 같은 친구로 나온다”며 “의도적으로라도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었지만 실제로도 각별하게 지냈다. 예전에 팬이었는데 그런 배우와 친구가 됐다는 것 자체가 너무 배우로서 행복했다”고 그와의 각별한 사이를 자랑했다.
◇두 번째, 서부극
이병헌은 지난 2008년 개봉한 ‘놈놈놈’에서 박창이 역을 맡았다. 해외 영화제에서도 100여 개의 TV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놈놈놈’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국 영화에 주목하는 미국 언론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 번 했던 장르라 쉽게 갈 줄 알았다던 이병헌. 그는 “오랜만이라 그렇지 않더라”며 “다시 훈련하고 다시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말 같은 경우도 한국에서 말 타는 방식과 실제 서부 스타일이 다른 점이 있다. 그런 걸 익숙하게 하는 훈련이 필요했다. 총도 왠지 더 무겁게 느껴지더라”며 고충을 밝혔다.
◇“추석에는 뭐니뭐니해도 서부영화죠.”
민족대명절 추석에 개봉한다. 이병헌은 “추석엔 뭐니뭐니 해도 서부 영화다. 어쩔 때는 한국 영화 사랑해 달라고 하기도 하고 어쩔 땐 미국 영화를 가지고 와서.. ‘밀정’도 있지 않나. 그래도 ‘밀정’이나 ‘매그니피센트7’이나 둘 다 잘됐으면 좋겠다. 그래도 다른 명절보다 추석에는 서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다소 내적 갈등이 느껴지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늘 주목하는 국민 배우 이병헌이지만 그도 늘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배우라고. 그는 “포부나 계획은 없다. 운 좋게 미국에서 일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일하기도 하고 어쩌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정말 감사한다. 앞으로의 것은 계획한다고 되면, 야망을 갖는다고 되면 누구나 다 야망만 갖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기다리고 늘 기대하며 다음 작품에 대한 간절함이 항상 있다”며 겸손함을 드러내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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