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34·한화)은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은 2할9푼4리, 홈런은 딱 1개였다. 5월부터 타율은 회복세가 뚜렷했으나 역시 홈런 가뭄이 이어졌다. 6월까지 김태균의 홈런 개수는 6개였다. 이름값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괜히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가 아니다. 김태균은 김태균이다.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한 끝에 종국에는 토종 최고 타자 레이스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태균은 11일까지 팀의 전경기(127경기)에 출전, 타율 3할6푼(리그 3위), 167안타(공동 2위), 17홈런, 117타점(2위), OPS(출루율+장타율) 1.012를 기록 중이다. 한화 타선의 중심인 김태균이 소리 없이 리그 전체의 중심으로 합류한 것이다.
그런 김태균의 상승세는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한 득점기여에 대한 누적 수치, 즉 RC(Runs Created) 중간 집계에서 토종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시즌 중반까지는 1루수 부문에서도 상위권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에릭 테임즈(NC·133.11), 최형우(삼성·129.63)에 이어 당당히 3위(126.35)다. 5월 31일까지, 김태균의 이 수치는 리그 16위였다.
전체 4위인 최정(SK·115.96)까지의 격차는 꽤 벌렸다. 남은 시즌 성적에 따라 토종 최고까지 노려볼 수 있는 차이다. 타율·최다안타·출루율에서는 3관왕을 노리고 있다. 팀이 5강행 막차에 합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한편 RC 1루수 부문에서는 김태균의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테임즈가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미 40개의 홈런을 때렸고 NC의 잔여경기가 리그에서 독보적으로 많은 수준이라 다관왕에도 도전할 수 있는 페이스다. 포수 부문에서는 강민호(롯데)가 독주다. 부상으로 최근 빠져 포인트를 추가하지는 못했으나 2위권들의 추격도 더디기는 마찬가지였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2루수 부문에서는 서건창(넥센·93.40), 박경수(kt·88.75), 정근우(한화·88.65)가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가봐야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역시 경쟁이 치열했던 3루수 부문은 토종 홈런 1위(37개)의 최정(SK)이 2위권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1위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격수 부문도 김하성(넥센)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으며 뚜렷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외야는 최형우(삼성)가 줄곧 1위를 달리고 있고 김재환(두산) 손아섭(롯데)이 쫓는 양상이다. 다만 최형우와의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지명타자 부문도 혼전이다. 나지완(KIA)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부상으로 쉬고 있는 사이 이승엽(삼성)이 사정거리까지 쫓아왔다. 윌린 로사리오(한화·97.39)도 언제든지 추격할 수 있는 사정권이다. 2루와 더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할 포지션이다. /skullboy@osen.co.kr
2016 OSEN 실버슬러거(기록은 9월 11일 현재)
포수 - 강민호(롯데·85.52), 이재원(SK·59.17)
1루수 - 테임즈(NC·133.11), 김태균(한화·126.35)
2루수 - 서건창(넥센·93.40), 박경수(kt·88.75)
3루수 - 최정(SK·115.96), 히메네스(LG·94.94)
유격수 - 김하성(넥센·81.93), 고메즈(SK·68.92)
외야수 - 최형우(삼성·129.63), 김재환(두산·115.71), 손아섭(롯데·113.01), 나성범(NC·103.93), 민병헌(두산·98.38), 김주찬(KIA·98.02)
지명타자 - 나지완(KIA·103.54), 이승엽(삼성·9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