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브레이크 없는 추락, 사라진 138억의 행방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9.12 09: 12

롯데의 추락을 막을 수 있는 제동장치가 사라졌다. 그리고 올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투자한 138억원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다.
롯데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12로 패했다. 3연패에 빠진 롯데는 삼성에 8위 자리까지 내주며 9위로 추락했다. 더 이상 추락을 할 곳이 없는 롯데의 현주소다. 
이날 롯데는 8-8로 팽팽히 맞서던 8회말, 윤길현이 제구 불안과 보크 등으로 대거 4점을 헌납해 그대로 패배를 직면해야 했다.

롯데는 올시즌을 앞두고 총 138억원의 금액을 FA시장에 쏟아부었다. 내부 FA였던 송승준을 4년 40억원, 그리고 외부 FA 시장에서 윤길현을 4년 38억원, 손승락을 4년 60억원에 붙잡았다. 송승준에겐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주기를 기대했고, 윤길현과 손승락은 한 시즌동안 불안해 마지 않았던 불펜진에 안정을 가져다주기를 바랐다. 모두 투수진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자, 11일 경기처럼 138억원을 받은 이들의 활약이 저조했고, 필요한 순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윤길현과 손승락의 '98억 듀오'는 시즌 내내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윤길현은 54경기 등판해 6승6패 1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75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경기 포함해 지난주 치른 3경기에서 윤길현은 모두 패배의 문턱까지 다다르게 하는 부진을 보였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윤길현의 활약이 저조했다. 
손승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41경기 등판해 6승2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4.36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이 1.78, 피안타율이 3할2푼5리에 달한다. 내용적인 면에서 깔끔한 경기가 없었다. 세이브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지만, 4번의 블론세이브가 있다. 
아울러 윤길현과 손승락이 올시즌 기록한 블론세이브는 12번이다. 12번의 블론세이브 가운데 승리로 연결된 경우도 있지만, 이들은 사실상 최후 방어선 역할을 했기에 이들이 무너지면 롯데는 충격파를 곧이곧대로 맞아야 했다. 올시즌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49. 지난해 롯데 불펜 평균자책점 5.43보다 오히려 나빠졌다. 98억원을 투입한 효과는 현재까지 전무하다.
그리고 송승준은 올시즌 롯데 투수진이 불안함 속에서 잦은 보직 이동을 해야만 했던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송승준은 올시즌 10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8.71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7월29일 수원 kt전 이후 1군 등판은 없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과 부진이 반복됐고, 결국 더 이상 1군 등판은 없었다.
송승준이 어느 정도 선발진을 지탱해줬다면, 롯데의 투수진은 좀 더 안정될 수 있었다. 송승준은 박세웅 등 젊은 투수들이 성장을 해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베테랑의 역할을 기대했고, 지난 2시즌의 부진을 씻어내는 재기의 해가 올시즌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송승준은 이 모든 기대를 모두 져버렸다. 박세웅과 박진형, 박시영이라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지켜볼 순 있었지만, 팔꿈치 수술의 경력이 있는 박진형은 한 시즌에만 선발과 불펜은 두 번씩이나 오가는 부담을 겪어야 했다. 
여러모로 롯데의 현 상황은 암울하다. 강민호가 복귀를 했고 군 전역 3인방을 모두 등록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나빠졌다. 결국 롯데가 올시즌을 앞두고 투자한 138억원도 달라진 롯데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투자를 감행했지만 나아지지 않는 성적. 앞으로 FA 시장에서 롯데의 과감한 행보도 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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