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투수도 거뜬’ 이대호, 벤치 신뢰 얻어내는 장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9.12 08: 00

 
플래툰을 무색하게 만드는 장타였다.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워를 과시했다.
이대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교체 출장해 2루타 포함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도 2할6푼6리로 더욱 올랐다.

우완 선발을 맞아 이대호는 3일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오클랜드와의 시리즈 3경기 중 앞선 2경기에서는 교체 출전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10일에는 몸을 풀고 준비를 모두 마쳤지만 대타 타이밍이 오지 않았고, 11일에는 초반부터 일방적인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하지만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유감없이 한 방을 터뜨렸다. 6회초 2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오클랜드 선발인 우완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초구를 골라낸 뒤 2구째에 포심 패스트볼(91.7마일)을 공략해 빠른 속도로 좌측 펜스 부근까지 날아가는 2루타를 뽑아냈다.
우투수를 상대로도 언제든 출전할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장타였다. 사실 기록만 봐도 좌우 편차는 크게 없었다. 그는 이날 이전까지 우투수와 좌투수를 상대로 각각 타율 2할6푼1리, 2할6푼7리로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냈다. 홈런도 우투수를 맞아 6개(119타수), 좌투수를 만났을 때 8개(146타수)로 문제가 없었다.
우투수 상대 타율만 보더라도 린드는 2할3푼1리로 이대호보다 떨어진다. 우완투수의 공을 쳐 홈런을 만든 것이 19차례 있었으나 이는 312타수 동안 낸 결과다. 홈런 수는 많지만 타석 당 홈런 수가 이대호보다 크게 월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베테랑인 동시에 이대호보다 몸값이 높은 애덤 린드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 중 교체될 맥락이 아니었음에도 빠진 린드의 몸 상태에 따라 당분간 우완 선발을 상대로도 이대호가 선발 출장하게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3일 만에 처음 들어선 타석에서도 2루타를 터뜨리며 이대호는 벤치의 신뢰를 더했다.
한편 이날 시애틀은 9회초 케텔 마르테의 중전적시타로 결승득점해 3-2로 승리했다. 5연승을 거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 시애틀은 75승 68패가 됐다. 와일드카드 경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nick@osen.co.kr
[사진] 오클랜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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