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섭의 쥬라기파크] 마산구장과 드론 레이싱, 어떻게 이뤄졌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9.12 13: 03

지난 1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드론 수십대가 경연을 벌였다. 국내 최초의 드론 레이싱 국가대표 선발전인 ‘2016 코리아 드론 내셔널즈(이하 국가대표 선발전)'가 열린 것.
이날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들은 10월 17일 하와이에서 열릴 ‘2016 세계 드론 레이싱 챔피언십(이하 세계 챔피언십)’에 한국을 대표하여 출전하게 된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마산구장에서 드론 레이싱이 열리게 됐을까. 야구장과 드론의 연결고리는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먼저 엔씨소프트를 이끌고 있는 김택진 NC 구단주가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알다시피 전세계적으로 드론 산업은 급성장 중이다. 드론은 수송을 비롯해 정보통신, 농업, 군사,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중국 드론업체인 DJI는 지난해 매출이 약 1조원에 달했다. 미국 방위산업 컨설팅업체 틸그룹에 따르면 세계 드론시장 규모는 2014년 50억 달러(한화 약 5조 5000억원)에서 2020년 100억 달러(11조 1000억원)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제무인기협회(AUVSI)는 2025년까지 글로벌 드론시장 규모는 820억 달러(약 92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씨소프트는 드론 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14년 드론 제조업체 바이로봇에 15억원(지분 27.7%)을 투자했다. 바이로봇은 드론을 가상으로 격추하는 ‘게임형 드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이다.
또 올해 1월에는 드론 제조회사 유비파이에 48억 원(지분 30%)을 투자했다. 유비파이는 엔씨소프트의 인공지능 연구소 AI랩과 협력해 자율주행 드론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구단주 개인의 관심사 때문만은 아니다. NC 구단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에서 드론에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는 2019년 완공될 새 창원마산구장을 활용하는 야구장 콘텐츠 방안으로 접근했다. 또 야구단 운영 노하우로 드론 레이싱 대회도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야구장을 야구경기 외에도 다른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 야구장에서 드론 레이싱을 통해 화려한 신축 구장 자체를 콘텐츠로 활성화 할 수 있다. 드론 레이싱은 급격하게 성장 중인 차세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벤트가 올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새 야구장에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잔디 보호 등 그라운드 관리에 민감한 야구장은 경기 이외의 다른 행사가 열리기 어려운 장소다. 하지만 드론 레이싱은 그라운드를 거의 훼손시키지 않는다. 드론은 홈플레이트 뒤에서 출발해 그라운드 상공을 날아다녔다. 참가자들은 그라운드에 들어가지 않고 드론을 조종할 수 있다. 이날 그라운드에는 레이싱을 위한 관문 3~4개만 설치됐다. 
/NC 담당기자 orange@osen.co.kr
[사진] 한국모형항공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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