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로버츠(LA 다저스) 감독의 생각은 꿋꿋하다. 항상 팀 성적을 우선하겠다는 생각이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하던 좌완투수 리치 힐을 8회에 뺐다. 힐의 퍼펙트는 팀의 선택으로 인해 무산됐다. 당시 투구 수는 89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왼손 검지에 물집이 생겨 고생한 적이 있는 힐의 상태를 고려해 로버츠 감독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힘든 결정을 내렸다. 대기록도 중요하지만 힐이 건강해야 월드시리즈 우승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 투수인 브렛 앤더슨, 전직 빅리그 투수이자 다저스 출신이기도 한 댄 해런 등은 로버츠 감독의 결정에 지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많은 이들이 그의 교체에 의문을 품거나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대표적으로 폭스스포츠의 C.J. 니코스키는 “2016년 9월 10일(현지시간)은 야구가 공식적으로 거세당한 날”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버츠 감독의 뜻은 한결같다. 그는 12일 MLB.com을 통해 “같은 상황이 오면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확고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올해 4월 9일에도 7⅓이닝 노히터를 하고 있던 로스 스트리플링을 내렸던 바 있다.
로버츠 감독은 “그를 그대로 둘 감독들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엔 팀의 성공 외엔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일이 없다. 특히 지금 같은 시점이라면 더욱 그렇다. 만약 시즌 초반이었다면 나도 그를 던지게 했을 것이다”라며 지금은 팀 성적에 온 신경을 쏟아야 하는 때라는 것을 강조했다. 클레이튼 커쇼가 돌아오기는 했지만 힐이 없으면 월드시리즈 우승은 꿈꾸기 어렵다. 그의 결단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도 흥미롭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