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이상무’ 김광현, 100% 기다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12 05: 50

SK 에이스 김광현(28·SK)은 올 시즌 한 차례 부상을 겪었다. 왼 팔꿈치의 굴곡근에 미세 손상을 입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7월 3일 1군에서 말소된 김광현은 8월 16일에야 복귀전을 가졌고, 8월 24일 선발로 복귀했다. 예상보다는 더딘 행보였으나 큰 부상으로 번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행이었다.
선발 복귀 후 성적은 괜찮다. 4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했다.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2⅔이닝 7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하기는 했으나 그 전 3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힘을 냈다. 에이스가 빠진 뒤 고전을 면치 못했던 SK는 김광현의 복귀 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광현이 만든 나비효과 중 하나다.
다만 김광현이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볼 수는 없다. 한창 좋을 때와 비교하면 다소 힘이 빠진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표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구속이 떨어졌다. 100%가 아니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김광현은 부상 전까지 패스트볼 평균이 145㎞ 이상인 투수였다. 이는 리그 토종 선발 투수로는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그런데 복귀 후는 이 평균 구속을 회복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최고 구속이 2~3㎞ 정도 떨어졌다. 선발로 복귀해 4경기를 치렀으나 이 차이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10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유독 컨디션조차 좋지 않아 보였다. 1년에 2~3번 정도 오는 경기였다. 1회 이용규 타석 때 던진 149㎞가 최고 구속이었을 뿐, 두 번 147㎞를 넘긴 것을 제외하면 다른 공은 146㎞를 넘지 못했다. 가장 고전했던 3회에는 구속이 현격하게 떨어졌다. 140㎞ 초반대 패스트볼도 나왔다. 물론 김광현은 빠른 공에 구속차를 둬 완급조절을 하기도 하는 투수다. 그러나 이날은 위기 상황에도 좀처럼 힘 있는 공을 던지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를 확인한 SK 벤치도 3회 조기강판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구속은 왜 떨어진 것일까. 일각에서 제기하는 ‘팔꿈치 상태’ 문제는 아니다. SK 코칭스태프나 김광현 측이나 최근 “부상 부위에 문제는 없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김광현이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공을 던질 필요는 없다. FA 자격일수는 현재 119일인데 프리미어12 출전을 합쳐 무난히 채웠다. 이를 신경 써 무리하게 1군에서 던질 상황도 아니다. 
김원형 SK 투수코치는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달 이상 공을 던지지 못하다보니 감각의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구속이 약간 떨어진 것도 그와 같은 이유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 쓰던 부위를 쓰다 보니 아직은 약간씩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김광현의 구위와 구속은 앞으로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심리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 투수 출신 해설위원은 “왜 SK가 김광현을 복귀 당시 선발로 기용하지 못하고 불펜에서 감을 끌어올릴 기회를 줬는지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전체적인 밸런스에 문제가 생긴 것 같지는 않지만 부상을 당했던 투수는 무의식적으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아무리 강하게 마음을 먹어도 100%를 때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팔꿈치에 문제가 없다고 하니 곧 올라올 것으로 본다”면서 낙관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SK는 김광현이 반드시 정상적인 위용을 찾아야 한다. 5할 승률에 2경기가 모자란 성적으로 4위를 기록 중인 SK는 5위권인 KIA와 LG에 반 경기 앞서 있다. 언제든지 따라잡힐 수 있는 격차다. 김광현과 메릴 켈리가 나서는 날은 반드시 잡고 가야 남은 일정 계산이 쉽다. 여기에 잔여경기 일정이 띄엄띄엄한 SK는 김광현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김광현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MLB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김광현으로서도 최대한 빠른 회복이 필요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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