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ERA 1위' kt 선발진, 매운 고춧가루 원동력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9.12 05: 49

9월 10G 평균자책점 4.13, 리그 1위
외인 생존 본능, 토종 투수들도 반등
kt 위즈 선발진이 시즌 막판 힘을 내고 있다. 최근 매운 ‘고춧가루’의 원동력은 이 선발진에서 나온다.

kt는 올 시즌 내내 선발진 붕괴로 고생했다. 시즌 전체로 보면 팀 선발 평균자책점이 6.10으로 리그 9위다. 선발승은 27승(58패)에 불과하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34회로 리그 9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중 시즌 중반 뒤늦게 합류한 라이언 피어밴드가 4회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을 정도다. 트래비스 밴와트를 제외한 외국인 투수 2명은 실패였다.
그러나 최근 kt 선발진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팀에서 가장 많은 24경기에 선발 등판한 트래비스 밴와트는 6승 11패 평균자책점 5.28을 기록 중이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최근 각성했다. 8월 이후 6경기에선 2승 2패 평균자책점 4.94를 마크했다. 최근 경기(7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으나 이전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따냈다. “한국에서 다시 뛰고 싶은 마음은 100%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조쉬 로위의 반등도 돋보인다. 로위는 초반만 하더라도 불안한 모습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에이스급 피칭을 펼치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다.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에서 6⅔이닝 3실점, 8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 했다. 39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볼넷이 28개로 많다. 그러나 탈삼진도 46개로 수준급이다. 구위만큼은 팀 내 최고로 평가받는다. 로위를 만난 상대 팀은 방심할 수 없다.
피어밴드도 비교적 꾸준한 모습이다. kt 이적 후 8경기에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 중이다. 기복 있는 피칭도 있으나 이전의 외국인 투수들에 비하면 좋다. 여기에 주권이 반등하고 있다. 주권은 올해 25경기에서 6승 6패 평균자책점 5.11을 마크하고 있다. 8월 말부터 살아나더니 9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4(12이닝 3자책점)을 기록했다. 신인답지 않은 여유가 돋보인다. 로위와 함께 가장 믿을 만한 카드로 성장했다.
선발 다섯 자리가 100%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처럼 1군에 돌아온 정대현은 11일 수원 KIA전에서 8⅓이닝 2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 피칭을 했다. 경기 내내 헥터 노에시(KIA)가 앞섰으나 결과만 놓고 보면 정대현이 더 잘 던진 셈이었다. kt는 9월 10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리그에서 가장 좋았던 선발진이었다. 선발진 반등과 함께 상대 팀들에 경계 대상 1순위가 되고 있다.
kt는 비록 지난 주 6경기를 2승 4패로 마쳤지만 쉽게 내준 경기가 없었다. 한화 2연전에선 연속 끝내기 패였으나 팽팽한 투수전으로 한화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리고 KIA 2연전에서도 1승 1패로 선전했다. 환골탈태의 선발진으로 9개 구단을 위협하고 있는 kt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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