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슈퍼맨', 이동국에게 삼남매를 맡긴 결과.jpg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9.12 06: 53

 '아빠에게 아이를 맡기면 안되는 이유'라는 유머는 온라인을 오래 뜨겁게 달궜던 고전 중 하나다. 아무래도 육아에 능숙하지 못한 아빠들이 육아보다 자신의 일에 집중해, 결국 사고를 치는 순간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물이 상당수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 역시 이런 부분을 적극 반영해 기획된 프로다. '가족에서 소외되고, 자녀에게 소홀했던 우리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가 바로 그것.
기획의도에 딱 들어맞게 초창기 출연하는 '슈퍼맨' 아빠들은 엄마에 비해 모든 게 서툴어 사고를 치기 일쑤다. 공갈 젖꼭지 물리는 일도, 이유식을 만드는 것도, 기저귀를 교체하는 것도 좀체 쉽지 않다. 그러다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제법 꽤 능숙한 솜씨로 육아에 몰두한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엄마들과는 좀 다른 방식의 태도는, 아마도 선천적으로 남자가 여자에 비해 철이 더 없어서일까.

지난 11일 방송된 '슈퍼맨'에서는 이동국이 설아와 수아 '비글 자매'와 막내 대박이를 데리고 포항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어릴적 아빠가 뛰놀았던 영일대 해수욕장을 체험하는 이동국네 가족.
이곳에서 이동국은 아이를 백사장 구덩이에 넣으려는 장난기가 발동, 대박이와, 설아, 수아를 차례로 구덩이에 넣으려는 시도를 해 울음을 터뜨리게 한다. 물론 본인은 싱글벙글이다. 결국 대박이를 구멍 속으로 넣는데 성공했고, 대박이는 오열한다. 동생을 구하려고 달려드는 설아, 또 구덩이에서 탈출한 대박이를 안고 함께 펑펑 우는 두 남내의 모습은 웃기고 짠했다.
이동국의 장난이 다소 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순간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남매의 뜨거운 우애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없진 않은듯 싶다. 
이후 이동국의 교육관은 모래산을 오르며 확실해진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내내, 아이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기보다는 그저 함께 오르며 지켜볼 뿐이다. 아무래도 힘겨운 막내 대박이가 '할 수 있다'고 거듭 외치는 모습에도, 응원을 보탤 뿐이다.
당초 "할 수 있다"고 혼자 힘으로 오르는 대박이의 모습 역시 이동국 부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 낸 태도일 터. 이후 이동국은 '안아달라'는 대박이를 거부하며 또 한 번 자립심을 키웠다. 썰매를 혼자 타고자하는 모습을 포함, 모든 일에 직접 나서서 노력을 쏟는 대박이의 평소 태도는 역시 교육의 산물.
웃고 울고, 즐겁고 유쾌하게 하루를 온종일 즐기는 동안에도 그저 장난기 가득한 것으로 보이는 이동국은 사실 삼남매에게 '할 수 있다'는 자립심 강한 태도와 삼남매가 서로를 아끼고 위할 수 있게 고민을 거듭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어쨌든 아빠에게 아이는 못 맡겨도, 이동국에게 삼남매는 안심하고 맡겨도 될 듯 싶다. / gato@osen.co.kr
[사진] '슈퍼맨이 돌아왔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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