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이저 우승 배선우, “연장전 패배-첫승 경험이 밑거름”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9.11 18: 51

 “작년 연장전에서의 뼈아픈 패배, 올 시즌 첫 우승 경험이 메이저 대회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배선우(22, 삼천리)가 연장전 패배에 대한 한을 씻었다. 작년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다잡은 우승을 노무라 하루에게 빼앗긴 한을 1년 뒤 메이저대회에서 풀었다. 
배선우는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파72/6,578야드)에서 열린 2016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5번째 대회이자 올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이수그룹 제38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6,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루키 김지영(20, 올포유)을 상대로 연장 3차전 끝에 극적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연장전에 돌입하는 순간 표정에서 긴장감이 역력했던 김지영과는 달리 배선우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 연장 2차, 3차전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승부에 임했다. 배선우는 그 배경을 “뼈아픈 경험 덕분이다”고 말했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올리기 전까지 숱하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배선우다. 작년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노무라 하루에게 연장 승부에서 패했던 기억도 그 중의 하나이다. 
배선우는 우승 확정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많은 아픔들이 밑거름이 됐다. 돈 주고도 살 수 없었던 기억들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작년 연장 패배가 없었으면 이번 연장전에서 크게 긴장했을 것이고, 5월의 우승 경험이 없었더라면 첫 우승에 대한 생각 때문에 또 긴장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는 법. 배선우와 연장전 끝에 패배한 김지영2에 대해서는 “작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고 말한 뒤 “그 친구가 걸어온 길이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더라. 국가대표 주장을 한 것도 그렇고, 비슷한 상황에서 좌절을 겪는 것도 그렇다. 지난 4월의 삼천리 대회 연장 패배 후에는 ‘지영아 걱정마, 잘 될 거야’라고 위로도 했는데, 오늘 나와 연장전을 펼칠 줄은 몰랐다. 오늘은 경기가 끝나자 마자 바로 시상식이 이어져 말할 시간이 없었는데, 다음 대회에서 만나면 위로를 해줄 참이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첫 홀에서 세컨샷을 하는데 공이 핀을 맞히더라. 감이 좋아 좀더 집중하면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정말 감격스럽다. 남은 대회에서도 큰 욕심 내지 않고 상위권에 머무른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연장 1차전에서 버디 퍼팅을 한 김지영의 공이 홀컵을 돌아나올 때 환하게 웃는 모습이 TV 중계화면에 잡힌 상황에 대해서는 “보기에 따라 밉상으로 비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상대의 실수를 보고 웃은 게 아니라 연장을 더 할 수 있다는 기회를 맞았다는 생각에 웃은 것이다. 요새 왼쪽 무릎이 안 좋은데 버디 퍼팅을 하다 보면 몸이 공을 따라 주저앉기도 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곤 한다. 절대로 상대의 실수를 좋아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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