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펜싱의 박상영(21, 한국체대)은 리우 올림픽이 만든 긍정 아이콘이었다.
박상영은 지난달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3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서 임레 게자(42, 헝가리)에게 15-14 대역전극을 써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박상영은 10-14로 뒤지다 내리 5점을 뽑아내는 기적 같은 역전극을 연출했다. 펜싱 대표팀의 막내였던 박상영은 그렇게 한국 에페 역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금메달만큼 빛났던 건 막다른 골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박상영의 '긍정' 마인드였다. 동시타가 있는 에페는 플뢰레와 사브르에 비해 열세를 뒤집기 힘든 종목으로 꼽히는데, 그는 한계를 뛰어넘어 무려 4점의 열세를 뒤집었다. 첫 올림픽 결승전 무대에서 이뤄낸 쾌거였다.
박상영은 꿈만 같던 올림픽이 끝난 이후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각종 행사와 방송출연에 이어 광고출연 제의도 받으며 24시간이 모자른 하루를 지내고 있다.
박상영은 최근 OSEN과 전화 인터뷰서 "방송에 출연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아직 촬영은 안했지만 광고도 2개 정도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금메달 포상금으로 1억 원이 넘는 거액을 거머쥐며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은 그는 "포상금 전액을 부모님에게 드릴 생각"이라며 "전액은 아니겠지만 좋은 쪽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 상의하겠다"고 했다.
박상영의 별명은 '펜싱바보'다. 그는 "펜싱 말고는 잘 못한다"면서도 "그래도 남들처럼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하고 당구도 못 치지만 좋아한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과업을 이룬 박상영은 "한 달 뒤 전국체전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지금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올림픽 2연패도 욕심이 난다.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주는 것이다. 욕심 부리지 않고 지금 이 느낌 그대로를 즐기면서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10년 후 박상영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그의 입에서 나온 정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올림픽이 두 번이나 지나간 뒤다. 올림픽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뒤 2028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