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의 기세가 무섭다. 아직 넘어야 할 벽은 많지만, 와일드카드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시애틀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14-3으로 대승을 거뒀다. 4연승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 시애틀은 74승 68패가 됐다.
같은날 서부지구 2위인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시카고 컵스에 2-1로 이겨 휴스턴과의 격차는 그대로 1.5경기지만, 다른 와일드카드 경쟁 팀들과의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 78승 63패로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가장 앞선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잡기는 힘들지만 공동 2위인 볼티모어 오리올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이상 76승 64패)에는 한 번쯤 도전해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멀어진 것으로 보였던 와일드카드 경쟁에 다시 뛰어들 수 있게 된 것은 최근 기록한 4연승 덕분이다. 이 기간 동안 선발(아리엘 미란다, 타이후안 워커, 이와쿠마 히사시, 펠릭스 에르난데스)이 23⅔이닝 동안 내준 자책점은 단 5점에 불과했다.
불펜도 탄탄해졌다. 4연승 기간에 시애틀 불펜은 12⅓이닝을 던지며 3실점했는데, 3점 모두 11일 경기에서 14-0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 빼앗긴 것이다. 마무리 에드윈 디아스는 8월 이후 14세이브로 이 부문 리그 선두다. 8월부터 그는 15번의 세이브 기회 중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승리를 지켜냈다.
이틀 연속 결장하기는 했지만 이대호의 기세도 좋다. 콜업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대호는 최근 8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해낸 것을 포함해 타율 4할4푼8리(29타수 13안타), 1홈런 8타점으로 뛰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물론 와일드카드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제쳐야 할 팀이 많다. 하지만 9월의 기세만 놓고 보면 시애틀도 결코 만만치 않은 힘을 보여주고 있다. 준수한 원투펀치와 무시할 수 없는 중심타선을 갖춘 시애틀이 끝까지 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nick@osen.co.kr
[사진] 오클랜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