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도요카프가 25년 만에 리그 정규 시즌 우승을 맛봤다. 팀의 베테랑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히로시마는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6-4 승리를 거뒀다. 매직넘버 1을 남겨뒀던 히로시마는 2위 요미우리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91년 이후 25년 만의 구단 역사상 7번째 리그 우승이다.
그동안 만년 하위팀이자 '없는 살림'으로 치부됐던 히로시마기에 우승의 기쁨은 두 배. 그러나 올해는 마에다 겐타(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로 떠났음에도 탄탄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팀이 안정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이날 팀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구로다가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구로다는 승리가 확정된 뒤 눈물을 흘리며 동료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았다. 2014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뛰며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구로다는 메이저리그 통산 79승79패 평균자책점 3.45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으나 "언젠가는 히로시마에서 꼭 다시 뛰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8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수백 억대의 연봉이 보장돼 있음에도 이를 버리고 히로시마에 복귀한 구로다는 이후 팀내외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는 벌써 한국 나이 42살이지만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9승8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하며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채우고 노장미를 과시했다. 7월 23일에는 미일 통산 200승을 거두기도 했다.
구로다는 경기 후 마운드에 모여 내야수 아라이 다카히로와 얼싸안고 눈물을 쏟으며 일본에서 처음 맛본 우승의 감동을 느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오늘로 끝나도 좋다고 생각했다. 목표가 하나 달성됐다.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고 감격의 우승 소감을 전했다. /autumnbb@osen.co.kr
[사진] 히로시마 도요카프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