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근 4G 연속 선발 QS 호투 행진
김성근 감독, "4월에 이렇게 던졌으면…"
"4월에 이렇게 던졌으면…".
한화 김성근 감독은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이렇게 충분히 선발투수 중심의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인데 이제야 뒤늦게 하고 있으니 아쉽지가 않을 수 없다. 불펜 필승조 권혁과 송창식이 팔꿈치 부상으로 한꺼번에 이탈해 있는 상황에서 한화가 지금껏 미처 해보지 못한 선발야구로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최근 4경기 연속 선발투수가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마산 NC전 윤규진의 6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8일 대전 kt전은 이태양이 6이닝 1실점, 9일 kt전은 송은범이 8이닝 1실점으로 막은 데 이어 10일 대전 SK전에는 장민재가 6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4경기 선발 평균 투구 6⅔이닝, 평균자책점 1.01. 완벽한 선발야구를 하고 있다.
한화가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한 건 올 시즌은 물론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뒤 2년을 통틀어 처음이다. 김응룡 전 감독 시절이었던 2014년 8월22일 대전 SK전 이태양(6⅔이닝 2실점)을 시작으로 23일 광주 KIA전 유창식(6이닝 1실점), 25일 KIA전 앤드류 앨버스(9이닝 무실점), 26일 대전 NC전 라이언 타투스코(7⅓이닝 1실점), 27일 NC전 이태양(6⅓이닝 2실점)이 5경기에 걸쳐 퀄리티 스타트 릴레이를 펼친 바 있다.
그 이후 최근 2년간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는 없었다. 지난해 10승 투수로 미치 탈보트와 안영명이 있었지만, 한화의 선발 퀄리티 스타트는 3경기 연속 2번이 전부. 이닝을 길게 끌어줄 선발도 부족했지만 불펜 의존도가 높은 김성근 감독의 야구 스타일상 교체 타이밍도 빨랐다.
올 시즌에는 특히 심했다. 시즌 전체로 봐도 126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는 22번밖에 없다. 당연히 리그 최소 기록으로 선발 평균자책점도 6.32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선발 평균 투구 역시 4이닝으로 10개 구단 최소로 각종 선발 관련 수치들이 최악을 찍고 있다. 경기를 만들어가는 선발투수 싸움에서 밀리다보니 시즌 내내 투수 운용에서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윤규진·이태양 등 선발투수들이 4월부터 이렇게 던졌으면 우리 (팀 성적이) 달라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막강한 타선과 불펜 필승조가 안정돼 있는 한화 팀 구조를 볼 때 선발투수들이 기본 역할만 잘해줬어도 이렇게까지 고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4경기에 선발투수들이 길게 안정적으로 경기를 잘 이끌어주니 야구가 이렇게 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정도 선발투수들이 있는데 왜 초반에는 선발야구를 할 수 없었을까. 시즌 초반 송은범만이 로테이션을 돌았을 뿐, 윤규진과 이태양은 각각 어깨와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개막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다. 윤규진도 5월 중순까지 불펜이었다. 장민재도 비슷한 시기에 임시로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이후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맡았다. 송은범을 제외하면 시즌 개막부터 선발로 계산에 들어간 투수가 없었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알렉스 마에스트리의 부상과 부진, 김재영·김민우·김용주 등 초반 선발 기회를 얻은 영건들의 더딘 성장세, 베테랑 안영명과 배영수의 부상 공백 등 악재들이 한꺼번에 겹친 영향이 컸다. 다만 이 악재의 원인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뒤늦게나마 선발야구를 하며 5강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waw@osen.co.kr
[사진] 윤규진-이태양-윤규진-장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