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더비에 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조세 무리뉴 감독의 예측이 적중했다. 그러나 미소는 없었다. 부정적인 결과만 적중했다. 씁쓸함만 남을 수밖에 없었다.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6-2017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경기는 맨유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당연했다. 공동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의 주포 세르히오 아게로가 징계로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게로는 앞서 치른 웨스트 햄전에서 윈스턴 리드를 팔꿈치로 가격한 댓가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아게로의 부재가 치명적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맨시티는 올 시즌 아게로를 중심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게다가 아게로는 맨체스터 더비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차례 맞대결에서 5골을 넣으며 맨유 킬러의 이미지를 보였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아게로의 부재가 긍정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아게로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준비했지만 아게로의 부재에 따른 다른 옵션에 대해서는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아게로가 출전하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아게로의 경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맨시티의 포메이션과 움직임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가 뛸 준비를 했을 때다. 아게로는 이번 경기에서 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무리뉴 감독이 아게로의 부재를 경계한 데에는 맨시티의 두터운 스쿼드에 있다. 무리뉴 감독은 "맨시티는 매우 비싸고 다양한 옵션의 스쿼드가 있다. 맨시티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은 많고 다른 결정을 내릴 수가 있다. 켈레치 이헤아나초도 한 방법이다"고 밝혔다.
무리뉴 감독의 예측은 그대로 적중했다. 이헤아나초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맨시티에 2-1 승리를 안긴 것. 이헤아나초가 올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무리뉴 감독이 생각했던 변수가 그대로 적중한 셈이다.
변수는 제공권이었다. 187cm의 장신을 자랑하는 이헤아나초는 173cm의 아게로보다 제공권 장악 능력이 좋았다. 전반 15분 케빈 데 브루잉의 득점은 이헤아나초가 수비수 에릭 바이와 제공권 싸움에서 이겨낸 결과물이었다. 만약 이헤아나초의 자리에 아게로가 있었다면 공을 따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기세가 오른 이헤아나초는 문전에서도 좋은 움직임을 보였고, 전반 36분 데 브루잉의 슈팅 순간 문전으로 파고 들어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가볍게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맨유는 무리뉴 감독이 예상했던 상황으로 골을 잇달아 허용한 셈이다.
무리뉴 감독의 예측은 계속 맞았다. 맨시티는 후반 들어 이헤아나초를 빼고 라힘 스털링에게 폴스 나인(가짜 9번) 역할을 맡겼다. 이마저도 무리뉴 감독이 예측했던 바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전 "스털링도 다른 방법 중 하나다"라고 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예측에 걸맞는 모범 답안을 내놓지 못했다. 아게로에 대한 준비는 철저했지만 아게로의 부재에 이어지는 변수까지 준비하지 못했다. 또한 앞선 3경기와 다르게 선발 명단에 헨리크 미키타리안과 제시 린가드를 넣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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