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한화 우완 장민재(26)가 리그 최고의 SK 킬러 명성을 재확인했다. SK 에이스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장민재는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타티어뱅크 KBO리그 SK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한화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6월2일 대전 SK전 7이닝 1실점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 시즌 6승(4패)째로 SK전 5연승을 질주했다.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지만 타선 폭발과 함께 장민재 스스로도 위력투를 이어갔다.
장민재는 이날 전까지 SK전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61로 절대 강세를 보였다. 이날도 SK에 맞춰 선발등판 일정이 잡혔다. 지난 6일 마산 NC전에서 구원으로 짧게 던진 뒤 3일을 쉬고 선발로 출격했다. 규칙적이지 않은 등판 일정도 SK를 상대하는 장민재에게 있어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이날까지 SK전 6경기 34⅔이닝 5실점, 6승에 평균자책점 1.30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1회 SK 1번 박승욱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시작한 장민재는 김재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포수 허도환이 2루 도루 저지에 성공하며 수비 도움을 받았다. 2회 1사 1루에선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 6-4-3 병살로 연결시켰다. 3회에도 2사 후 이명기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다시 한 번 포수 허도환이 2루 도루를 잡아냈다.
4회에는 이날 공 10개로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에 성공하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갔다. 5회에도 1사 1루에서 나주환을 다시 한 번 3루 땅볼로 병살 유도하는 등 5회까지 투구수가 54개에 불과했다. 6회 2사 1,2루로 이날 경기 첫 득점권 위기가 있었지만 김재현을 2루 땅볼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회 1사 1,2루에서 최정민을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수는 84개로 스트라이크 53개, 볼 31개. 최고 141km 직구(55개) 체인지업(16개) 커브(8개) 슬라이더(5개)를 구사했다.
이날로 시즌 6승(4패)째를 거둔 장민재는 그 중 5승을 SK전에서 따냈다. SK전 6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1.30. 특히 선발로 나온 5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SK는 올해 한화와 상대전적에서 4승10패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는데 10패 중 절반을 장민재에게 당한 것이다. 단일 시즌으로 볼 때 천적도 이런 천적이 없다.
최근 9경기에서 5연승을 질주하며 평균자책점 2.75로 위력을 떨쳤던 SK 에이스 김광현도 장민재의 한화에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2⅔이닝 6피안타 2볼넷 1탈삼진 7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실점 타이기록으로 3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다. 5연승 마감과 함께 시즌 8패(10승)째를 당했다.
김광현마저 꺾은 장민재에겐 SK전 등판이 한 번 더 만들어질 수 있다. 한화는 오는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와 시즌 최종전이 남아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에 장민재를 또 표적 선발로 맞출 가능성이 높다.
경기 후 장민재는 "SK전에 강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매 경기마다 이제는 한 번 맞을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며 "평소대로 내 공을 던지는 데 집중했다. 빠른 승부를 걸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마 SK와 마지막 경기도 선발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그때는 SK가 장민재를 깰 수 있을까.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