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시네마]배우 차승원에게 가족이란? '고산자'가 답이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9.10 08: 23

명절 대목에는 역시 가족영화가 정답이다. 모처럼 온 가족이 오손도손 모이는데 12세, 15세, 19금으로 제각각 흩어질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올 추석에는 차승원 주연의 '고산자:대동여지도'가 짜릿한 감동과 털털한 웃음을 갖고서 스크린을 채운다.
'고산자'에는 명절 영화로서 세가지 미덕이 있다. 첫째는 볼거리다. 삼천리 금수강산 구석구석의 비경을 제대로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즐기는 가족여행은 덤이다. 둘째는 거장과 연기파 배우들의 합이다. 강우석 감독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찍는 첫 사극 대작에 차승원을 비롯해 유준상 김인권 등으로 최고 진용을 짰다. 명감독과 명배우들이 만나면 관객을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 셋째는 위인 김정호의 삶을 엿보는 감동과 재미다. 아이들을 극장에 데리고 가서 교육 효과까지 얻는다니 꿩먹고 알먹고 라면사리 추가다.
차승원은 배우이기 이전에 가장으로서, 또 아버지로서 대중 앞에 자신의 부덕함을 사죄한 바 있다. 그 솔직과 겸손, 그리고 가식없는 사과를 통해 그는 오히려 '가족을 진짜 아끼는 배우'로 네티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일부 스타들의 스캔들과 눈 가리고 아웅식 사죄 표명에 넌더리를 쳤던 여론은 차승원을 통해 연예계를 재조명했다.

그렇다면 차승원에게 '고산자'는 어떤 영화일까. OSEN과의 인터뷰 때 그가 밝힌 속내가 진솔하다. "이 영화('고산자')는 전체관람가입니다.(웃음) 그냥 교육적인 내용은 얘기 안 할게요. 보셔서 아시겠지만 포스터만 보셔도 헐렁헐렁한 구석이 많은 , 웃음이 많은 영화입니다. 한번쯤 이 사람에 대해서, 한 인간의 삶에 대해 한 번 보시고 또 전혀 보지 못했던 풍광이 펼쳐지니 가족 모두가 보시기에 이 영화가 '진짜 최고다'는 아니지만, 가족들이 보시기에 되게 좋다고 할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모델과 배우로서 정점을 찍고 이제는 방송으로 최고의 인기('삼시세끼)를 구가중인 차승원은 정통 멜로부터 코믹 연기까지 수많은 배역들을 한 얼굴 안에 담아내며 연기 내공을 쌓았다. 그런 차승원이 ‘지도꾼’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삶 속으로 뛰어든 것이다.
배우 차승원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강우석 감독)가 인생의 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했다. 작품에 대한 평가를 차치하고서라도 한 사람의 인생에 집중해 이를 오롯이 담아보려고 했던 노력 자체에 가치가 있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연기와 생활이 분리될 수 없다며, "잘 살아온 사람이 연기도 잘한다"는 자신만의 연기론을 펼쳤다.
"제가 연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죠. 일상이 있는 사람이지만 또 연기와 생활이 분리될 수 없어요. 그래서인지 잘 살아온 사람이 연기도 잘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뇌리에 남아요. 세상을 올바로 바라본 사람이 연기도 잘한다는 생각이요.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어요. 천부적으로 연기적 DNA가 우월해서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차곡차곡 잘 산 사람이 좋은 감성으로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외 연기의 기술적 부분이 있는 거고요."
그러고 보면 대중이 아는 차승원도 많은 변화와 성숙의 과정을 거쳤다. 카리스마와 세련미를 갖춘 톱모델에서 한 가정을 책임지는 아빠로, 연기파 배우에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으로, '삼시세끼' 식구들의 입맛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군침까지 자극하는 만능요리사 '차줌마'로의 변화는 그를 더욱 친근한 배우로 느끼게 했다. 그 자신의 삶이야말로 "잘 살아온 삶"이기에 그의 연기론에 신뢰가 가는 것도 사실이다./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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