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은 2경기를 치른 헨리 소사가 마침내 기대에 부응했다. 리그 최강 타선을 상대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5경기 만에 선발승을 올렸다.
소사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6⅓이닝 3실점으로 시즌 8승을 올렸다. 2회말 집중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3실점했지만,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2회말 1사 2, 3루 위기서 민병헌과 국해성을 내리 삼진으로 잡은 것을 시작으로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에 성공했다.
비결은 변화구 컨트롤이었다. 이날 소사는 어느 때보다 변화구 제구가 잘됐다. 특히 오랜만에 스플리터가 홈플레이트를 향해 떨어졌다. 슬라이더도 스트라이크존 끝으로 로케이션됐다. 변화구 자신감을 찾은 소사는 이날 패스트볼 60개, 커브 19개, 슬라이더 24개, 스프리터 12개로 고른 볼배합을 했다. 최고구속은 159km를 찍었다.
그동안 소사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변화구 로케이션이 엉망이었다.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모두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며 상대 타자의 먹잇감이 됐다. 최근 kt와 2경기서 특히 그랬다. 8월 28일 잠실 kt전에서 5⅓이닝 12피안타 10실점(9자책), 9월 3일 수원 kt전에선 2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절치부심한 듯 1회부터 스플리터가 제대로 떨어졌다. 패스트볼의 로케이션도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경기 내내 단 하나의 볼넷도 범하지 않으며 개막전 선발투수다운 투구를 펼쳤다.
LG 타자들도 소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5회말 대타 채은성의 2타점 3루타로 경기를 뒤집었고, 6회말에는 오지환이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후 LG는 7회말 박용택과 히메네스의 연속 적시타, 오지환이 다시 투런포를 터뜨려 승기를 가져왔다. LG는 10-4로 승리, 소사와 LG 모두 웃으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