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표팀 중계방송 어디 없나요?’ ‘네, 없어요.’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9일 이란 테헤란에서 개최된 2016 FIBA 아시아챌린지 첫 경기서 일본을 80-73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10일 태국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농구팬들의 속이 터졌다. 국제무대에 나간 대표팀의 경기를 생중계로 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FIBA 농구의 중계권을 가진 국내 방송사가 없는 상황. 현재 한국에서 유일한 시청방법은 FIBA 주관경기를 인터넷 유료중계 해주는 ‘FIBA TV’를 돈 주고 보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웬걸? FIBA TV는 경기시작을 한 시간 앞두고 갑자기 한일전 중계를 취소했다. 한국에서 문자중계를 확인하는 방법밖에는 결과를 알 길이 없었다. 농구협회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는 후문이다. 이란에 파견된 직원에게 급하게 수소문을 했지만 현지 중계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대답만 들렸다. 그러나 한일전에 이은 중국 대 요르단 전은 예정대로 중계가 될 예정이다.
국내 일부 취재진들은 논현동 KBL 센터에서 단체로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계방송이 없어지면서 경기결과만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 있는 한국기자는 취재와 사진을 합쳐 총 2명에 불과하다. 영문도 모르는 팬들은 더욱 답답함을 느꼈을 터. 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었다. 비인기종목으로 전락한 농구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대목이었다.
축구대표팀은 내달 11일 이란에서 월드컵 최종예선을 펼친다.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 경기는 당연히 생중계가 예정돼 있다. 이란으로 현장취재를 떠나는 언론사만 10군데가 넘는다. 찬밥신세인 농구와는 위상이 다르다.
한국은 지난 2014년 스페인 농구월드컵에 출전했다. 한국남자농구의 세계대회 출전은 1998년 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생중계가 원활치 않았다. 농구팬들은 해외 인터넷 방송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한 농구팬은 “언제까지 팬들이 이런 찬밥신세를 받아야 하나. 이래서는 농구를 좋아해도 방법이 없다”고 한탄했다. 2년이 지났지만 농구의 위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