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상승’ 메츠, 선발진 붕괴에도 선전하는 이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9.09 13: 30

디그롬 매츠 하비 부상 공백에도 가파른 상승세
대체 선발투수 내세워 와일드카드 2위 차지
“메츠가 역사에 남을 파워피처 선발진을 구성했다. 이들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메츠는 5년에서 10년 동안 강팀으로 군림할 것이다.”

온통 장밋빛 전망뿐이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이 끝난 후 커트 실링은 ESPN ‘베이스볼 투나잇’에 출현해 뉴욕 메츠의 밝은 미래를 예견했다. 선수 출신 해설가 존 크룩 또한 “지금 메츠 선발진은 실링, 페드로, 실링, 페드로가 연이어 나오는 것과 같다”며 메츠 영건 선발진을 극찬했다. 
실제로 메츠는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를 시리즈 전적 4-0으로 완파하며 월드시리즈까지 쾌속질주했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선 고배를 마셨으나, 메츠의 미래를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많은 게 변했다. 적수가 없을 것 같았던 메츠 선발진은 하나둘씩 이런저런 부상으로 무너졌다. 도미노를 방불케 하는 연쇄붕괴가 일어난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맷 하비는 올스타 브레이크에 앞서 흉곽출구증후군 수술 판정을 받고 시즌아웃됐다. 올 시즌 하비는 17경기 92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 10패 평균자책점 4.86으로 극도로 부진했다. 투구 매카닉을 잃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끝의 감각까지 마비됐다. 지난해 팔꿈치인대접합 수술 후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만들었으나, 다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말았다.
시즌아웃은 아니지만 노아 신더가드와 스티븐 매츠, 제이콥 디그롬 또한 순탄치 않은 2016시즌을 보내고 있다. 신더가드는 시즌 중 수차례 오른쪽 팔꿈치에 검사를 받았다. 투구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뼛조각이 돌아다닌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시즌 후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매츠는 왼쪽 어깨 통증이 고질병이 됐다. 매츠는 현재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디그롬도 지난 2일 마이애미전 선발 등판 후 오른 팔뚝 통증으로 최근 로테이션을 거르고 있다. 메츠 선발진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한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43살의 노장 바톨로 콜론이다.  
▲ 2016 메츠 선발진 성적
신더가드: 28경기 167이닝 13승 8패 평균자책점 2.48
디그롬: 24경기 148이닝 7승 8패 평균자책점 3.04
매츠: 22경기 132⅓이닝 9승 8패 평균자책점 3.40
콜론: 29경기 164⅔이닝 13승 7패 평균자책점 3.22 
하비: 17경기 92⅔이닝 4승 10패 평균자책점 4.86
8월 10일부터 13일까지 애리조나와 샌디에이고에 홈 4연패를 당할 때까지만 해도 메츠의 2016시즌은 그대로 끝나는 듯했다. 당시 메츠는 시즌 전적 57승 58패로 5할 승률이 붕괴된 상태였다. 지구 1위는 물론, 와일드카드 레이스와도 너무 멀어졌다. 꾸준하지 못한 선발진의 몸 상태도 문제였지만, 라이트 두다 라가레스 세스페데스 카브레라 워커 등 야수진도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하며 심각한 공격력 약화를 초래했다. 매 경기 3점을 뽑는 것도 버거운 타력이었다. 
하지만 현재 메츠는 74승 66패로 와일드카드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선발진에 신더가드와 콜론 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야수진에 정상 가동되면서 상승곡선을 그렸다. 레이예스 재영입도 최고의 결과를 낳았다. 5연승, 최근 10경기 8승 2패로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마이애미와 세인트루이스를 제쳤다. 와일드카드 1위 샌프란시스코와도 불과 0.5경기 차이. 포스트시즌의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체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비 매츠 디그롬이 빠지며 선발진 3자리에 구멍이 났으나, 루고 가셀먼 몬테로 등 20대 투수들이 공백을 메우는 중이다. 
▲ ‘이빨만큼 괜찮은 잇몸’ 메츠 대체 선발투수 성적     
루고: 13경기(4경기 선발) 41⅔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38
가셀먼: 3경기(2경기 선발) 15⅔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87
몬테로: 4경기(2경기 선발) 11⅔이닝 0승 0패 평균자책점 4.63(8월 30일 마이애미전 5이닝 무실점, 9월 7일 신시내티전 4⅓이닝 3실점)
물론 이들의 활약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확실한 점은 메츠 투수 육성시스템이 가장 중요한 순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샌디 앨더슨 단장은 2010년 겨울 메츠를 맡은 후 팜시스템부터 뜯어 고쳤다. 팜디렉터의 권한을 강화하며 모든 유망주들이 통합된 보고서 안에서 육성되도록 유도했다. 
오마 미나야 단장 시절 팜 랭킹 20위 밖에 자리했던 메츠는 앨더슨 단장이 지휘봉을 잡은 후 순위가 급격히 상승했다. 상위 라운드 지명자에 제한된 것이 아닌, 디그롬(2010년 9라운드), 가셀먼(2011년 13라운드), 루고(2011년 34라운드) 등 하위라운드 지명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며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메츠는 정규시즌 종료까지 20경기를 남겨뒀다. 워싱턴 3연전을 제외하면 모두 5할 승률 이하 팀과 맞붙는다. 선발 등판을 두 차례 거른 디그롬은 9월 중순 복귀 확률이 높다. 메츠가 2년 연속 시즌 막바지 뒷심을 발휘하며 가을야구에 다가가고 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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