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농구의 주도권을 두고 중동과 동아시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9일 이란 테헤란에서 개최되는 2016 FIBA 아시아챌린지에 출전한다. 일본, 태국과 함께 D조에 속한 한국은 9일 오후 6시 30분 일본과 첫 경기를 펼친다.
올해 아시아컵에서 아시아챌린지로 명칭을 바꾼 이 대회는 권위가 떨어지는 대회다. 한국은 2004년 후 대표팀을 파견하지 않았다. 이 대회가 올해 갑자기 주목 받는 것은 이유가 있다.
국제농구연맹 FIBA는 2017년 11월부터 전세계적으로 홈&어웨이 제도를 도입한다. 축구처럼 A매치 기간을 정해 세계 모든 국가의 대표팀이 일시에 맞붙도록 한 것. 올림픽과 농구월드컵의 출전국도 리그전의 성적에 따라 결정된다. 기존에는 대륙간컵에서 우승하면 세계대회 출전권이 자동으로 주어졌지만 더 이상 아니다.
기존 아시아선수권은 아시아컵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권위도 떨어지게 됐다. 홈&어웨이 제도가 도입되면 오세아니아는 아시아와 통합된다. 아시아 14팀과 오세아니아 2팀, 총 16팀이 디비전A를 이뤄 경쟁한다. 한국 등 아시아국가가 올림픽에 나가려면 호주, 뉴질랜드 등의 강호들과 대결해야 하는 셈. 호주에게 패하면 세계대회 출전이 무조건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농구월드컵 출전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나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도 7장으로 많아졌다. 한국이 출전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아시아챌린지는 향후 아시아농구를 어느 지역이 주도하느냐의 싸움이다. 어느 지역에서 우승팀이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상위 5위에 속하는 팀은 2017년 아시아컵에 자동으로 진출한다. 5위 안에 동아시아가 몇 팀이 드는지가 관건이다. 동아시아에서 3팀 이상 나오면, 차기 동아시아선수권에 아시아컵 진출권이 3장 나온다. 2팀이 나오면 출전권이 2장으로 줄어든다. 5위 안에 최대한 많은 동아시아지역 국가가 속해야 한국에게도 유리하다.
중동세가 점령한 FIBA 아시아는 노골적으로 동아시아 견제에 나섰다. 세이크 사우드 빈 알리 FIBA 아시아 회장은 카타르 출신이다. FIBA 아시아의 본부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있다. FIBA 아시아의 주요 요직을 중동세가 장악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뛰어난 경기력과 경제력을 보유하고도 정치에서 밀리는 이유다. 그나마 국제대회를 자주 개최하고, 농구팬들이 많은 중국에 대부분의 힘이 몰려 있다. 한국은 힘이 없다.
FIBA 아시아는 FIBA의 원칙을 무시하고 김시래의 부상교체를 불허하는 등 한국을 견제하고 있다. 주최국 이란을 밀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장이 FIBA 아시아 부회장직을 겸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스포츠외교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FIBA 아시아에서 동아시아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FIBA의 원칙을 무시하거나 일처리가 늦는 등 상식이하의 행정처리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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