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생생톡] 이수민, "이제 야구만 잘 하면 돼"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9.09 10: 00

흔히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고 표현한다. 상무 제대를 앞둔 이수민(삼성 투수)은 "제대한다고 하니 시간이 빠른 것 같기도 하고 느린 것 같기도 하다"고 씩 웃었다. 
이수민은 올 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8차례 마운드에 올랐으나 2승 2패에 그쳤다. 평균 자책점도 6.84로 높았다. 기대보다 실망에 가깝다. 이수민은 "나 스스로 많이 위축됐다. 야구 실력이 퇴보한 건 아니고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제대 이후 아주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수민은 마지막 등판이었던 1일 롯데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6이닝 5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하며 선발승을 장식했다. "감독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호투할 수 있었다.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수민은 상무 최고령 선수 이원석(두산)을 비롯해 룸메이트 권희동(NC), 이용찬(두산), 김재민(LG) 등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 이수민은 "이 모든 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삼성 마운드는 세대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수민과 같은 젊은 피의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이수민이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잘 알려진대로 이수민은 상원고 시절 고교 좌완 랭킹 1위로 평가받았다. 2013년 4월 7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주말리그 동일권(경상B권역) 대구고와의 경기에서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삼성은 2014년 1차 지명 때 경북고 박세웅과 저울질한 끝에 이수민을 선택했다.
3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박세웅은 롯데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된 반면 이수민은 느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박세웅과 이수민을 놓고 고민하다가 이수민을 선택했는데 박세웅은 선발진에 안착했는데 이수민도 그에 버금가는 활약을 선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수민은 "입대할 무렵 감독님께서 '이수민이 2년 뒤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셨던 기사를 본 적 있다. 내 생각에는 아직 기대 만큼의 모습은 아닌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아쉬워 했다. 소속 구단에 복귀한 뒤 차근차근 잘 준비해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보답하는 게 이수민의 소박한 바람이다. 
이어 "보직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선발 투수로 뛰고 싶다. 구속을 올려야 하고 변화구도 확실히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잘 준비해 선발진의 한 축을 맡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제 야구만 잘 하면 된다". 이수민은 기대주의 꼬리표를 떼내고 예비역 돌풍을 일으킬 태세를 보였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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