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빅세이브였다.
KIA 우완투수 한승혁이 올들어 가장 큰 일을 했다. 지난 8일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귀중한 세이브를 했다.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건재내는 완벽투를 뽐내며 자신의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7-4로 앞선 9회초 1사 만루 위기였다. 8회부터 등판한 소방수 임창용이 구위가 신통치 않았다. 4-3으로 앞선 가운데 등판했지만 안타, 볼넷, 폭투,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했다. 구속도 변화구도 밋밋한 불안한 투구였다.
그래도 8회말 이범호의 투런홈런과 김주형의 솔로홈런이 나와 낙승하는 듯 했다. 그러나 임창용은 9회초 연속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그나마 김성욱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의 호수비로 막아 반전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박민우에게마저 우전안타를 맞고 1사 만루위기까지 초래했다.
김기태 감독은 포수 한승택을 불러 임창용의 구위를 물어보더니 과감하게 강판했다. 대신 불펜에서 몸을 풀던 한승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소방수를 강판한 상황에서 경기는 어떻게 전개될 지 몰랐다. 더욱이 상대 타자는 홈런 1위 테임즈였다. 광주에서 자주 홈런포를 날렸던 테임즈를 막지 못하면 경기가 넘어갈 수 있는 흐름이었다.
여기에서 한승혁은 반전을 이끌었다. 초구 151km짜리 몸쪽 높은 볼을 던져 테임즈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지석환을 상대해 2구 151km짜리 낮은 볼을 던져 3루 땅볼을 유도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볼 3개로 데뷔 처음으로 멋진 세이브를 사냥했다.
팀에게는 빅세이브였다. 2연패를 당해 4위까지 내주며 6위 LG에게 쫓기는 상황이었다. 3연패로 몰렸다면 순위경쟁을 장담하기 힘들었다. 김기태 감독도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는 중요한 경기를 잡아주었다"고 한승혁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였다.
한승혁은 최근 페이스가 좋다. 시즌내내 기복있는 투구를 했지만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제구가 되는 빠른 볼을 던지면서 불펜의 든든한 축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이날은 팀을 위기에서 건재내면서 자신도 한 단계 더 강해질 수 있는 생애 최초의 빅세이브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