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강해진 전자랜드, ‘박찬희 효과’ 톡톡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9.09 06: 36

선수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팀 색깔이 확 달라졌다.
박찬희(29, 전자랜드)가 가세한 인천 전자랜드가 빨라졌다. 전자랜드는 8일 인천 삼산보조체육관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 서울 SK를 87-84로 제압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박찬희의 가세였다. 전자랜드는 2015년 전체 2순위로 뽑은 포워드 한희원을 주고 박찬희를 데려왔다. 숙원이었던 A급 포인트가드 보강에 성공했다. 함준후를 주고 영입한 이대헌도 성공적으로 적응 중이다. 이날 박찬희와 이대헌은 나란히 12점을 넣으며 승리에 공헌했다. 

‘박찬희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전자랜드는 항상 박성진, 정병국, 정영삼 등 가드진의 높이가 아쉬웠다. 김지완은 아직 경험이 적다. 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가드가 부족했다. 박찬희의 가세로 전자랜드 앞선이 높고 강해졌다. 수비가 뛰어난 박찬희가 앞에 버티면서 팀에 안정감이 생겼다. SK는 박찬희의 수비에 막혀 하프코트를 넘어오기도 힘들어하는 장면이 많았다. 
손이 빠른 박찬희는 속공의 중심이었다. 박찬희의 스틸로 전자랜드의 속공이 연거푸 터졌다. 주력이 엄청난 제임스 켈리는 박찬희의 패스를 잘 받아먹었다. 두 선수는 지공에서도 투맨게임이 좋았다. 박찬희 한 명의 가세로 팀 전체의 스피드와 화력이 올라갔다. 
박찬희는 루즈볼에 거침없이 몸을 날리는 등 정신무장도 잘 된 모습이었다. 새 팀에서 다시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박찬희는 “내가 원해서 온 팀이다. 운동은 어디를 가나 힘들지만, 힘든 운동을 이겨내야 그만큼 강해질 수 있다. 공에 몸을 날리는 것은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자세다. 아직 선수들과 맞추는 과정이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수준에 맞추려면 멀었다”며 땀을 닦았다. 
이날 박찬희의 활약은 좋았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외곽슛도 4쿼터 결정적인 순간 두 방이 터졌다. 김선형이 국가대표로 빠진 SK는 박찬희를 뚫는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유도훈 감독은 냉정했다. “못한 선수를 뭘 인터뷰하느냐?”며 기자를 나무랐다. 
유도훈 감독은 “박찬희는 아직 멀었다. 박찬희가 A급 가드로 만족하지 않길 바란다. 난 박찬희를 1등 가드로 키우고 싶다. 동료들의 기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박찬희가 와서 팀 전체가 강해졌다는 소리를 듣도록 하겠다”며 속내를 비췄다. 
박찬희-제임스 켈리 콤비는 전자랜드의 새로운 엔진이다. 켈리는 연습경기서 23점을 폭발시키며 주포 역할을 톡톡히 다했다. 박찬희의 패스를 덩크슛으로 연결한 장면이 백미다. 켈리는 “동료들 중에서 박찬희와 잘 지낸다. 아무래도 포인트가드라 나와 투맨게임을 많이 한다. 박찬희의 패스가 좋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자신과 맞바꿔진 후배 한희원에 대한 미안함도 털어놨다. 박찬희는 “나는 어느 정도 트레이드를 알고 있었지만 한희원은 많이 당황했을 것이다. 경희대 후배라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KGC에서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끝으로 박찬희는 “프로에 와서 비시즌을 제대로 맞이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상무에 있거나 국가대표에 차출돼 전지훈련에 빠지곤 했다. 선수들과 제대로 맞출 수 있어 기대가 된다”며 다음 시즌을 그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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