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故하일성과의 애끓는 2008 금빛 추억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9.09 06: 34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해준 분이었다".
김경문 NC 감독이 지난 8일 오전 허망하게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감한 하일성 전 KBO 사무총장에 대해 애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자신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사령탑을 앉혔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어 금메달을 따게 만들어준 은인이었다는 것. 그러나 최근 제대로 연락도 못해 죄송스러움 마음까지 함께 전했다. 
지난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감독은 충혈된 눈이었고 목소리도 잠겨있었다. 그는 "아침에 소식을 듣는 순간 아무 생각이 들지 않더라. 슬프고 착찹했다. 그렇게 홀연히 가실 분이 아니신데 힘들기는 힘드셨었나보다"며 비통한 얼굴을 했다. 

이어 자신과 인연을 맺게 해준 베이징올림픽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KBO 사무총장으로 재직중이었던 고인은 두산을 이끌던 김 감독에게 사령탑을 제의했었다. 김 감독은 "미야자키에서 3월 캠프를 하고 있을 때 윤동균 선배가 찾아왔다. "다들 고사해 맡을 감독이 없는데 김 감독이 해야겠다"면서 제의를 했다.
김 감독은 "당시 나는 두산에서 준우승만 해서 구단의 승락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고인께서 구단에 정식으로 요청했고 구단의 승락을 받아 감독이 될 수 있었다. 대신 지휘봉을 잡는 대신 대표팀 운영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고 그렇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오키나와 전지훈련과 대만 예선과 베이징 본선대회까지 정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 선수들이 선수촌에 들어갔는데 프로선수에게는 맞지 않았다. 어려운 점이 많았다. 고인께서는 매일 부족한 것이 무엇이냐며 물었고 항상 사다주셨다. 그 때는 수염도 깎지 않고 크고 작은 모든 일은 지원해주었다"고 회고했다. 
김 감독이 더욱 고마운 것은 간섭이 전혀 없었다는 것. 김 감독은 "경기내용이 좀 이상해도 전혀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고 도우시기만 했다. 간섭이 아무것도 없었다. 덕택에 선수단이 하나되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것도 매 경기 힘든 경기를 하면서 전승까지 일구었다. 내가 매번 준우승만 하느라 슬픔의 눈물만 흘렸는데 처음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게 해주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인도 베이징 금메달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겼다. 자서전에 "내가 죽거든 묘비명을 대한민국 야구국가대표 단장"이라고 써달라고 해줄 정도였다. 그래서 김 감독은 더욱 안타까운 얼굴이었다. 김 감독은 "해설위원을 하실 때는 가끔 식사도 대접했는데 그만 둔 뒤로는 찾아뵙지 못했다. 많이 외로우셨을 것이다. 올해 팀에 여러가지 일들이 생겨 뵙지 못했다. 이것이 더욱 아쉽다"며 목이 메였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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