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불펜진에 큰 힘이 되고 있는 홍상삼(26)이 최근 일주일을 돌아봤다. 경찰청 전역과 팀 합류, 그리고 복귀전 세이브까지 정신없이 달리고 있는 홍상삼을 만나 경찰청 시절 이야기와 앞으로의 목표를 들었다. 다음은 지난 8일 잠실 LG전에 앞서 진행된 홍상삼과 일문일답.
- 몸이 군대가기 전보다 커진 것 같다.
“그렇다. 입대 전에는 83, 84kg였는데 현재 96kg까지 나간다. 예전에 이천 2군처럼 경찰청 음식이 맛있었다. 수술 후 재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기도 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은 어떻게 받게 된 것인가?
“군대 가기 전부터 팔이 아팠다가 안 아팠다가 했다. 그리고 경찰에 입대한 후 2월에 실전에 나섰는데 갑자기 팔에서 소리가 나더라. 그 때 수술을 생각했다. 두려움 같은 것은 없었다. 수술 후 구속이 안 나와도 '그럼 옷 벗을 수 밖에 없지 뭐'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수술하고 나서는 통증이 전혀 없다.”
-이전보다 마운드 위에서 침착해진 것 같다.
“전에는 힘으로만 던지려 했다. 이제는 몸과 마음이 보다 편한 상태로 던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내 공만 좋다면 마운드에서 긴장하지도 않는다. 투구시 고개가 돌아가는 것도 이전보다는 덜하다.”
-지난 4일 잠실 삼성전서 팀에 합류하자마자 세이브를 올렸다. 당시 상황을 돌아보면 어땠나?
“이기고 싶은 마음만 컸다. 세이브를 의식하지는 않았었다. 사실 첫 등판을 그렇게 중요한 순간에 할 줄은 몰랐다. 내 공만 믿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던 것 같다. 정신이 없었다.”
-올해 팀이 우승을 노리는 상황이다. 작년에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동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솔직히 작년에 우승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내가 돌아왔고, 우승할 수 있는 여건이 됐으니 팀에 폐 끼치지 않고 우승했으면 좋겠다. 특히 2012년 포스트시즌에서 못했던 것을 만회하고 싶다.”
-군 전역 후 자신이 변한 부분이 있다면?
“많이 긍정적으로 된 것 같다. 가기 전에는 운동을 하는 데 있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있었는데 이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세상으로 나온 게 좋다. 뭘해도 즐거운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군대에서 수술과 재활을 마친 것도 개인적으로는 소득일 것 같다.
“그렇다. 경찰에서 수술을 하면서 부담이 없었다. 만일 구단에 있었다면 빨리 돌아오기 위해 무리해서 재활을 했을 수도 있다. 유승안 감독님께서 정말 잘 해주셨다. 겉으로는 무서우신 분이지만, 속으로는 나를 잘 챙겨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감독님께 항상 고마운 마음이다.”
-현재 투구수나 이닝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인가?
“일단 경기에 나선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경찰에 있을 때도 경기당 20개 정도만 던졌다. 연투도 한 번도 없었다. 두산에 와서도 김태형 감독님께서 관리해주고 계신다.”
-마지막으로 각오를 말해달라.
“첫 경기부터 잘해서 너무 기대가 커진 것 같다. 부담을 느끼지만 이 또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불펜진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내가 합류한 만큼, 힘닿는 데까지 던지겠다.”
한편 홍상삼은 이날 LG와의 경기에서 9회말 마운드에 올라와 팀의 리드를 지켜냈다. 패스트볼 제구가 다소 흔들렸고, 1점을 내주긴 했으나, 구위를 앞세워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4-2로 승리했고, 홍상삼은 시즌 2세이브를 올렸다. 김태형 감독은 홍상삼과 이현승을 상황에 맞게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