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프로야구에서 나란히 '강산이 변할' 시간' 동안 리그 우승을 꿈꿔온 팀들이 그 꿈에 다가서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7일 사직 롯데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올 시즌 80승에 선착했다. 지난해 79승을 넘어 구단 한 시즌 최다승을 갈아치운 두산은 매서운 기세로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를 지워가고 있다. 이미 2위 NC와 8일 기준 7.5경기 차로 벌어져 있어 두산은 1995년 이후 21년 만(1999년 양대리그 제외)의 정규 리그 우승을 거의 확정지었다.
지난해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린 두산이지만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가는 여정은 쉽지 않았다. 올해는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가지고 여유있게 플레이오프를 지켜볼 수 있다.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천하무적'이다.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도 7승3패 질주로 방심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시카고 컵스의 기세가 뜨겁다. 컵스는 한국시간으로 8일 기준 89승50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에 올라 있다. 지구 2위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는 무려 15.5경기 차이. 6할4푼이라는 승률은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가장 높다. 컵스는 2008년 이후 8년 만의 지구 우승, 1908년 이후 무려 10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백투더퓨처'가 예언한 지난해는 실패했지만 올해는 뛰어난 마운드가 있다. 마지막 필승카드로 지난 7월에는 아롤디스 채프먼까지 영입했다.
기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간 팀은 일본에도 있다. 히로시마 도요카프는 8일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7-4로 이기면서 4연승을 달렸다. 히로시마는 마에다 겐타가 메이저리그로 떠났음에도 1991년 이후 25년 만의 리그 7번째 우승에 가까워졌다. 히로시마는 이날 리그 2위의 요미우리가 이겨 매직넘버를 1개만 지웠지만 이제 우승까지 남은 매직넘버는 단 1이다. 9일 히로시마가 쉬는 사이 요미우리가 야쿠르트전에서 패하면 히로시마의 우승 확정이다.
특히 히로시마의 리그 우승은 이른바 '없는 살림'에서 이뤄낸 결과라 팬들의 감격도 남다르다. 두산 역시 매번 힘들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던 아픔 때문에 지난해 우승이 유독 극적으로 여겨졌지만 올해의 질주는 더욱 눈여겨볼 만한 성장이다. 컵스의 우승에 대한 갈증은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어 앞으로의 가을야구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