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생생톡] 부활한 웨인라이트 “목표는 최대한 많은 승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9.09 09: 00

아킬레스건 부상 털고 통산 8번째 10승
베테랑으로서 후배 투수도 이끄는 리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매년 그랬듯 올해도 플레이오프에 참가할 수 있을 만한 전력과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가 이탈하면 새로운 선수가 들어와 채워주기 때문이다.

올해는 과거의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가 성공적으로 돌아왔다. 외부에서 왔거나 팜에서 올라온 선수는 아니지만, 다승왕을 두 번이나 차지했던 웨인라이트가 돌아온 것이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난해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승에 그쳤던 그는 올해 10승 8패, 평균자책점 4.61을 올리고 있다. 팀으로서는 새로운 10승급 투수가 하나 생긴 것과 다름이 없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만난 그는 “꼭 10승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건강히 돌아와 다시 던질 수 있게 된 것은 좋다. 9월에도 던질 수 있다는 건 항상 즐거운 일이다”라고 다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는 6일 피츠버그를 상대로 5이닝 4실점으로 주춤했으나 타석에서 3타수 2안타 3타점 활약하며 시즌 10승째를 수확했다.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조직력의 팀이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같은 슈퍼스타는 없지만 전체의 힘으로 상대를 이겨낸다. 특히 가을에는 더욱 똘똘 뭉친다. 팀이 9~10월에 유독 강한 이유를 묻자 웨인라이트는 “우리는 승리를 기대한다. 매일 나가서 이기려 하고, 작은 것부터 하려고 한다”는 말로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20승을 두 번이나 해냈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 이내에 오른 것만 4번이나 있었을 정도로 그는 당대 최고의 투수 중 하나지만, 자신을 내세우는 법이 없다. 마무리투수로 9⅔이닝 동안 무실점하며 4세이브를 올려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10년 전 이야기를 꺼내도 그는 “그저 이기려 노력할 뿐이다. 어떻게 이기고 누가 히어로가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의 승리고,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라고 말할 뿐이다.
후배들도 살뜰히 챙긴다. 오승환은 “우리 팀은 신인이 첫 승을 하면 맥주 샤워를 시켜주는데, 그때도 준비가 되면 웨인라이트가 축하한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해준다”고 말한 바 있다. 8일 경기에서 투수인 알렉스 레이예스가 타석에서 데뷔 첫 안타를 터뜨리자 기념구를 받아 챙긴 것도 웨인라이트였다. 그는 피츠버그 야수들이 벤치로 전달해준 공이 굴러오자 모자를 벗어 그 안에 공을 넣었다.
토니 라루사 감독이 이끈 마지막 시즌인 2011년 세인트루이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다시 한 번 차지했지만, 우측 토미존 수술을 받은 웨인라이트는 없었다. 그는 2011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그러나 이듬해 14승으로 부활을 알렸고, 차례로 19승, 20승을 기록하며 정상급 투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16년 전인 2000년 고향 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애틀랜타는 수준급 좌타자였던 J.D. 드류를 얻기 위해 그를 세인트루이스로 보냈다. 그리고 웨인라이트는 세인트루이스를 제외한 다른 팀의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어본 적이 없다. 어느덧 프랜차이즈 스타가 된 그는 이곳에서 또 하나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노린다.
남은 선수생활의 목표도 바로 우승이다. 웨인라이트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싸우고, 월드시리즈에서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는 바람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통산 131승을 따낸 그에게 200승도 하나의 목표로 삼고 있는지 묻자 그는 “그것도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nick@osen.co.kr
[사진] 피츠버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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