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데뷔 30년차..어떤 배우 되고 싶냐고?"[인터뷰③]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9.09 15: 11

배우 차승원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강우석 감독)가 인생의 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했다. 작품에 대한 평가를 차치하고서라도 한 사람의 인생에 집중해 이를 오롯이 담아보려고 했던 노력 자체에 가치가 있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연기와 생활이 분리될 수 없다며, "잘 살아온 사람이 연기도 잘한다"는 자신만의 연기론을 펼쳤다. 
"제가 연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죠. 일상이 있는 사람이지만 또 연기와 생활이 분리될 수 없어요. 그래서인지 잘 살아온 사람이 연기도 잘한다는 생각이 자꾸만 뇌리에 남아요. 세상을 올바로 바라본 사람이 연기도 잘한다는 생각이요.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어요. 천부적으로 연기적 DNA가 우월해서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차곡차곡 잘 산 사람이 좋은 감성으로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외 연기의 기술적 부분이 있는 거고요."
그러고 보면 대중이 아는 차승원도 많은 변화와 성숙의 과정을 거쳤다. 카리스마와 세련미를 갖춘 톱모델에서 한 가정을 책임지는 아빠로, 연기파 배우에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으로, '삼시세끼' 식구들의 입맛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군침까지 자극하는 만능요리사 '차줌마'로의 변화는 그를 더욱 친근한 배우로 느끼게 했다. 그 자신의 삶이야말로 "잘 살아온 삶"이기에 그의 연기론에 신뢰가 가는 것도 사실이다.

모델 경력까지 합쳐 올해로 데뷔 30년. 영화 경력은 약 20년이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느냐는 질문에 차승원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답하겠다"고 했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남에게 호의를 베풀고,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지나보니, 남을 좋아한다는 건 남이 싫어하는 행동을 안 하는 것인 것 같아요. 그것만 돼도 그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이죠. 나와 다른 사람을 조금씩 인정해주고 그가 뭐라던 간에 그의 세계를 바라봐주고, 내가 변질시키지 않고, 내 생각을 주입하지 않고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배우 생활에서도 무수한 배우들을 만날 것인데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고 싶어요. 그가 싫어하는 어떤 것들을 하지 않는 게 제가 후배 배우들을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7일 개봉했다. 영화의 개봉을 앞둔 차승원에게 다시 한 번 작품을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전체관람가 영화"라는 답이 돌아와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영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여겨졌다. 
"이 영화는 전체관람가입니다.(웃음) 그냥 교육적인 내용은 얘기 안 할게요. 보셔서 아시겠지만 포스터만 보셔도 헐렁헐렁한 구석이 많은 , 웃음이 많은 영화입니다. 한번쯤 이 사람에 대해서, 한 인간의 삶에 대해 한 번 보시고 또 전혀 보지 못했던 풍광이 펼쳐지니 가족 모두가 보시기에 이 영화가 '진짜 최고다'는 아니지만, 가족들이 보시기에 되게 좋다고 할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eujene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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