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삼시세끼' 고창? 만재도보다 욕심 내려놔"[인터뷰②]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9.09 15: 11

 차승원은 타고난 완벽주의자다. 이는 tvN '삼시세끼'에서 요리를 하는 모습만 봐도 확인 가능하다. 그는 연기할 때도 자신에게 완벽주의자 같은 기질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 온 자신의 연기를 "내비게이션 같은 연기"라고 명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차승원에게 연기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준 작품이었다. 스스로 굳어져있다고 여겼던 연기 패턴을 벗어나게 해준 것. 
"내비게이션 같은 연기가 있어요. 출발해서 목적지까지 딱 길이 정해져 있는 거죠. 그게 어떨 땐 괜찮을 수 있는 반면에 의외의 것들이 나오는 걸 가두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것도 나이가 더 들면 바뀔 수 있겠지만, 현재의 내가 생각하기에 그런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현장을 가서 의외의 것이 나왔을 때의 희열이 있어요. (중략) 예전에는 그런 연기(내비게이션 같은)를 좋아했어요. '최고의 사랑'을 할 때도 남이 뭘하든 신경쓰지 않고 나만 하면 되는 연기를 했죠. (그런데 '고산자'를 하면서는) 나를 놓고 어우러지고 내가 덜 먹더라도 남한테 주고 나도 받고. 감정이 동요될 때 확 폭발하고 그런 게 있었어요. 두 시간의 영화를 볼 때 훨씬 흡인력이 있지 않을까요."

 
이전의 차승원은 연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약 20여 년 연기를 해오며 그가 깨달은 것은 "규정짓지 않고 많이 열어두고, 많이 내려놓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통해 얻은 값진 배움이었다. 그의 이 내려놓음은 뜻밖에 예능 프로그램인 '삼시세끼' 고창 편에서도 묻어났다.
"그때(만재도 때)는 임무를 많이 수행해야 했어요, 뭔가 항상 혼자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불필요했어요. 그렇게 했는데 잘 수행이 안 되면 그러면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요새는 그냥 진짜 순리대로 하려고 해요. 욕심, 이런 게 없다고 보면 거짓말이지만 그 욕심이 과해지고, 집착으로 변하고 그런 집착으로 임무를 수행하면 '원래 이런 색깔의 사람이니까 이게 옳아' 하겠지만 그게 아니면, 고스란히 충격이 고스란히 자기에게 오는 것 같아요.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삼시세끼'는 차승원에게 "일상" 같은 프로그램이다. 때로는 촬영인 사실을 잊은 채 마이크도 차지 않고 '삼시세끼' 식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아차' 할 때도 있다고. 
"해진 씨에게도 얘기하지만, 그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일상적인 프로그램이에요. 방송을 목적으로, 뭔가를 목적으로 간다기보다는, 우리가 있는 걸 그들이 찍고 싶어서 찍는 거라고 얘기해요. 합의로 한 게 아니라 우리가 있는데 누가 찍어줄 수 있다, 그런 거죠. 거기서 사람들이 밖에 나와서 어떤 일을 하건 그 공간 안에서는 별개의 인물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해요. 배우 차승원이 아닌 사람 차승원인데 저 사람이 자꾸만 만재도나 고창에서 유해진, 차승원, 손호준, 남주혁이지, 그 밖에 있는 그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eujene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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