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부진으로 3할 타율 실패
올해 9월 7경기서 타율 0.385, 2홈런
kt 위즈 주장 박경수(32)가 지난 시즌 이루지 못했단 타율 3할-20홈런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생애 첫 골든글러브도 노려볼 만 하다.
박경수는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전까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8개에 불과했지만 지난 시즌 22홈런을 쳤다. 목표로 했던 전 경기 출장에는 실패했으나 137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22홈런 73타점 75득점을 기록했다. 커리어하이이자 드디어 잠재력을 터뜨린 시즌이었다. 2루수 골든글러브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야마이코 나바로의 벽이 높았다. 더 아쉬운 건 맹활약에도 2루수 부문에서 4위에 그쳤다는 것.
그러나 올 시즌 지난해를 능가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112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 19홈런 74타점 60득점을 마크 중이다. 9월 중순을 향해 가는 시점에서도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출루율은 지난해 3할9푼9리에서 현재 4할1푼2리를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 역시 0.507에서 0.528로 상승했다. 홈런 개수는 커리어하이까지 아직 4개가 부족하다. 그러나 아직 21경기가 남았고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아 22홈런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
관건은 남은 경기에서의 꾸준함이다. 올 시즌 박경수는 좋은 출발을 보였다. 지난해 초 2할 초반대의 타율로 부진했으나 올해는 초반부터 3할 타율로 치고 나갔다. 홈런도 꾸준히 기록하더니 6월에만 7홈런을 몰아쳤다. 부진의 시기도 있었다. 7월 18경기에선 타율 2할3푼6리 0홈런으로 주춤했다. 지난 시즌 7월에 성적이 가장 좋았던 것과는 반대였다. 그러나 대신 8월 이후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박경수는 지난해 7월 타율 4할2푼3리 8홈런, 8월 3할7푼9리 7홈런으로 무더운 여름을 잘 견뎌냈다. 9월 들어선 22경기에서 타율 1할9푼1리 1홈런으로 부진했고 결국 2할 후반대의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박경수는 “작년보다는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날씨가 선선할 때 오히려 타율이 떨어졌다. 올해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8월 들어 성적이 꾸준하다.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9푼6리 6홈런 16타점을 마크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리그에서 최형우(0.431), 박용택(0.402)에 이어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9월에만 7경기에서 타율 3할8푼5리 2홈런.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시즌 19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2년 연속 20홈런에 단 1홈런만을 남겨두고 있다.
비록 kt는 최하위가 거의 확정적이지만 개인 수상자가 나온다는 건 뜻 깊은 기록이다. 지난 시즌에는 박경수, 앤디 마르테 등이 고배를 마셨다. 유한준이 kt 소속으로 최초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지만 지난해 성적은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것이었다. 만약 박경수가 올해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더 의미있는 기록이 된다. 게다가 2년 연속 수상자를 배출하는 셈이다. 과연 박경수가 달라진 9월로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