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 힘이 빠졌던 SK 타선이 선선한 바람과 함께 다시 살아나고 있다. 홈런은 물론 좀 더 나아진 집중력까지 과시하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SK는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선발 박종훈의 호투와 적시에 터진 홈런 세 방을 묶어 12-3으로 이겼다. 박종훈이 승리의 발판을 든든하게 놓기는 했지만 역시 타선이 초반부터 힘을 내며 박종훈의 어깨를 가볍게 한 것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이날 넥센 선발은 앤디 밴헤켄이었다. 직전 맞대결(2일 고척)에서 5이닝 동안 5득점을 하며 비교적 잘 공략한 기억이 있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뛰어난 구위를 가진 선수고, SK를 상대로도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다. 초반 싸움이 중요했는데 홈런이 완벽하게 기선을 제압했다.
0-1로 뒤진 2회에는 나주환이 2사 후 역전 2점 홈런으로 팀 분위기를 살렸다. 선두 정의윤의 출루 이후 두 타자가 진루조차 시키지 못해 흐름이 끊기는 양상이었는데 나주환의 한 방이 넥센의 허를 찔렀다. 이어진 3회에는 최정이 해결사로 나섰다. 선두 김동엽과 고메즈가 연속 안타를 치고 나가자 1사 2,3루에서 밴헤켄의 빠른 공(144㎞)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쳐냈다.
2-1과 5-1은 격차가 꽤 커 보인다는 점에서 최정의 이날 홈런은 SK의 승리 확률을 높이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됐다. 6회에는 이상적인 득점 루트가 나왔다. 넥센이 6회 1점을 만회한 상황에서 SK는 선두 김강민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진 1사 2루에서 박정권이 양훈의 빠른 공을 밀어 역시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쳐냈다. 넥센의 김을 빼는 쐐기타였다.
SK는 7-2로 앞선 이어진 상황에서 김재현이 중전안타에 이어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1군 복귀 후 타격감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명기가 3·유간을 빼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작전과 발로도 1점을 추가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로써 5연승을 기록하며 4위 자리를 지킨 SK는 연승 기간 중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일 마산 NC전에서는 연장에만 3점을 내는 등 10득점을 하며 반전 계기를 만들었고 4일 NC전에서는 천적 이재학을 초반부터 두들긴 끝에 9-4로 이겼다. 6일 KIA전에서는 에이스 헥터를 상대로 한 짜내기 한 판 승부에서 KIA에 앞선 집중력을 보여주며 이겼고, 7일 KIA전에서는 2사 후 유독 좋은 집중력을 과시하며 홈런 하나 없이 대거 11점을 냈다. SK의 방망이가 팀의 4위 수성 레이스에서 한줄기 빛으로 떠오르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