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제임스 켈리, 죽기 살기로 뛰는 이유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9.09 05: 56

전자랜드가 알짜선수를 찾았다. 제임스 켈리(23, 전자랜드)가 호평을 듣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는 8일 삼산보조체육관에서 가진 연습경기서 서울 SK를 87-84로 이겼다. 돋보인 선수는 23점을 쓸어담은 전자랜드의 새 외국선수 제임스 켈리였다. 오랫동안 전자랜드의 득점을 책임졌던 ‘포주장’ 리카르도 포웰 대신 온 선수는 누굴까. 관심이 집중됐다. 전자랜드는 장신선수로 197cm의 포워드 켈리를 뽑는 모험을 했다. 항상 높이 때문에 고생했던 문제를 켈리가 극복해줄까. 
전자랜드 관계자는 “체력과 주력은 라틀리프와 비슷하고, 점프력은 더 나은 수준이다. 다만 한국에서 센터 포지션을 처음 해봐서 적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샬대학을 갓 졸업한 켈리는 어마어마한 운동능력을 자랑했다. 켈리는 코트니 심스가 올려놓은 공을 공중에서 여러 번 막아냈다. 신장은 작았지만, 일단 점프하면 높이가 어마어마했다.

2쿼터 보기 드문 장면도 나왔다. 박찬희가 골밑의 빈 공간에 정확한 패스를 찔렀다. 골대를 등지고 공을 받은 켈리는 백슛을 시도할 것으로 보였다. 제자리에서 점프한 켈리는 공중에서 180도 돌아서 그대로 투핸드 덩크슛을 내리꽂았다. 마치 공중부양을 하는 듯한 엄청난 점프력이었다. 3쿼터에는 김지완이 올려준 공을 켈리가 그대로 한 손 앨리웁 덩크슛으로 연결했다. 관중들이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내외곽 득점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은 켈리의 강점이었다. 본래 포워드인 만큼 켈리는 3점슛도 성공시키며 외곽슛도 일가견을 보였다. 켈리는 버릇처럼 한 손으로 공을 잡아 컨트롤했다. 손이 큰 만큼 리바운드도 잘했다. 
다만 켈리는 쓸데없이 힘을 빼는 경향도 있다. 노마크 골밑슛 기회에서 굳이 덩크슛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 KBL에서 정규리그 54경기를 다 소화하려면 강한 체력이 필수다. 켈리 같은 스타일로 체력을 소진하면 후반기에 반드시 지치게 돼있다. 어린 선수인 만큼 힘을 쓸 때 쓰고, 아끼는 요령이 부족했다. 
센터로서 움직임은 아직 배우는 중이다. 켈리는 수비에서 자리를 늦게 잡아 실점하는 경우가 잦았다. 점프를 하지 못하면 신장이 작아 세로수비에서 불리했다. 제임스는 리바운드를 잡았을 때 직접 드리블을 치고 나가는 것도 좋아했다. 마치 르브론 제임스가 KBL에 와서 어쩔 수 없이 센터를 보는 느낌이었다. 이날 켈리는 23점을 폭격했다. 대신 코트니 심스에게 그 이상의 점수를 내줬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 선수들을 강하게 나무랐다. 이겼음에도 강도 높은 나머지 훈련이 이어졌다. 켈리도 군말 없이 운동을 모두 소화하는 모습이었다.  
유도훈 감독은 “켈리가 미국에서 4번을 봤다. 득점능력은 있는 선수다. 선수들과 더 호흡을 맞춰야 한다”며 "켈리를 보면 눈에 절실함이 있다. 아버지가 병상에 있어 당장 돈이 절실하다고 하더라. 한국에서 열심히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여자친구도 오지 말라고 했다"며 껄껄 웃었다. 
켈리는 "르브론 제임스의 플레이를 좋아한다. 한국에서 센터수비를 맡고 있는데 신장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한국 생활에 아주 만족한다. 닭볶음탕과 김치가 맛있었다. 다만 한국 선수들과 의사소통이 안되서 좀 답답한 면은 있다"며 넉살을 부렸다. 그는 밝은 성격으로 친화력이 매우 좋은 편이었다. 
전자랜드는 훈련량이 많고, 분위기도 엄한 편이다. 유도훈 감독이 무섭지 않냐고 하자 켈리는 "하루 세 번 훈련을 빠짐 없이 하고 있다. 감독님이 호통을 치는 것도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웃었다.  
다음 시즌 후반기 KBL은 1~3쿼터 중 두 개 쿼터에 한해 외국선수 두 명 동시출전이 가능하다. 켈리는 빅터와 동시에 투입됐을 때 포워드로 뛰며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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