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SK 감독이 8일 은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전병두(32)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은퇴경기 개최에 대해서는 구단에 헌신한 부분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는 8일 구단 공식 발표를 통해 전병두의 은퇴를 알렸다. SK 왕조 시절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며 뛰어난 공헌도를 선보인 전병두는 2011년 시즌 후 왼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고 무려 5년이나 재활을 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의 혹사가 결정타가 됐다. 전병두는 재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결국 올해를 끝으로 뜻을 접겠다고 통보했다.
2군 감독, 그리고 육성총괄 시절 전병두의 재활 과정을 지켜봤던 김 감독은 “재활을 열심히 했고 꿈을 버리지 않은 선수였다.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좋은 결실을 내지 못해 안타까움이 있다”라면서 “정상적인 모습으로 1군에 올라와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러지 못하고 은퇴경기를 하게 돼 감독으로서, 또 야구 선배로서 상당히 아쉽다”라고 말을 뗐다.
이어 김 감독은 “재활이라는 것이 자기와의 싸움이다. 꿈을 한 번도 놓지 않더라. 그래서 성공적으로 재기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내상이 깊었던 것 같다. 5년을 그렇게 하고도 회복이 안 됐으니 자신은 얼마나 답답했겠나”라고 안타까워했다.
SK는 10월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삼성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전병두의 은퇴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선발로 나서 한 타자를 상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1군 엔트리 하나를 비워야 한다. 만약 SK가 순위싸움이 급하거나, 삼성이 막판 분전으로 5강 싸움에 합류할 경우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 1회 선두타자의 의미는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전병두의 은퇴경기를 치르는 게 맞다는 판단 하에 이를 최종 승인했다. 김 감독은 “순위 싸움도 있겠지만 전병두가 팀을 위한 헌신을 생각하면 은퇴경기를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또한 구단 역사에 하나의 스토리가 될 수 있다. 또 좋은 모델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라면서 “SK를 거쳐간 선수들이 팀에 헌신을 했다고 한다면 은퇴경기를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