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가입?' ...이통3사 ‘모바일 ISP’, 소비자 100만명 피해액 연간 60억원 추산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6.09.08 12: 33

월 550원의 유료서비스인 모바일ISP 서비스에 나도 모르게 가입된 소비자 숫자가 무려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인해 연간 60억원 가량이 이동통신 3사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1일 모바일ISP 서비스 가입자 현황 및 실제 이용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비스 가입자 수는 약 310만명에 이르나 실제 연간 서비스 이용자수는 200여만명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약 100만명 가량의 소비자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서비스에 가입되어 사용하지도 않는 부가서비스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ISP 서비스는 결제승인정보제공사(VAN사) VP(브이피)사가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 중 하나로, 신용카드 결제를 할 때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등의 정보를 매번 입력하지 않아도 결제할 수 있도록 미리 설정해놓은 인증서를 이용하는 결제 시스템. BC카드와 국민카드 등 일부 신용카드사에서 이를 이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ISP인증서를 저장하고 이를 통해 결제하는 것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지만, 본인의 휴대전화에 인증서를 저장하고 이를 이용해 다른 컴퓨터에서 결제하는 등의 서비스를 월 550원의 유료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유료결제 서비스는 vp사에 직접 결제하는 시스템이 아닌 통신사 부가서비스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의 경우 무료서비스와 유료서비스의 기능 구분이 명확치 않을 뿐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복잡한 결제 과정에서 유료서비스 안내를 결제과정 중 하나로 생각하고 무심코 확인 버튼을 눌러 가입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유료결제 서비스 광고를 별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결제가 진행되고 있는 도중에 팝업시키는 것은 실제로 소비자로 하여금 이를 결제과정 중의 하나로 오인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서비스를 부가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통신사 또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 일례로 SKT의 경우 홈페이지 ‘자주 찾는 문의’에 '모바일 안전결제(ISP) 서비스란 무엇이며, 어디서 해지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등록되어 있으며, 인터넷 혹은 모바일 쇼핑몰 결제시 안전결제(ISP) 서비스를 통한 신청 과정에서 ‘미인지 가입’이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으나, 이를 막기 위한 특별한 대책은 시행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VP사가 제출한 신규가입자 및 서비스이용자 자료에 따르면, 현재 통신3사를 통한 모바일ISP 부가서비스 가입자 수의 총합은 약 310만 명에 다다르는 것으로 드러나, 연간 약 210여만명인 유료서비스 이용자수와 비교할 때 오인가입자 규모가 약 100만명에 다다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했을 때 매달 5억원씩, 연간 60억원에 달하는 규모이다.
또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유료서비스 이용자 증감이 크지 않음에도 2014년 167만여명, 2015년 130만여명 등의 신규 가입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사실상 가입자의 대부분이 실제 이용을 위해 가입한 ‘적극적 가입자’가 아니라 결제과정의 오인으로 자신도 모르게 가입한 ‘오인 가입자’라고 해석할 수 있는 등, 앞으로도 피해가 지속적으로 누적될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는 한번 유료서비스에 등록되고 나면, 매달 결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음원 사이트나 VOD 사이트 등 주로 정기결제가 이뤄지는 서비스의 경우 매달 결제일마다 소비자에게 결제 진행을 알려주고 있지만, 모바일 ISP서비스의 경우 통신사 부가서비스 형태로 제공되어 통신비에 합산 결제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통신비 상세내역을 살펴보지 않으면 결제 사실을 발견하기 힘들다. 
실제로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되는 미인지 부가서비스 가입 사례는 연간 1000여건에 달한다. 모바일ISP서비스 뿐만 아니라, 통신서비스에 신규 가입하거나 IPTV· 인터넷 등 결합상품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한 부가서비스 가입이 쉽게 발생하고, 소비자는 이를 몇 달 후에야 우연히 인지하게 되어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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