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생생톡] ‘좌완 공략’ SK 김재현의 마지막 숙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08 13: 00

김재현(29·SK)은 올 시즌 팀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대주자·대수비 정도의 활용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올해는 타격까지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외야 공백을 메웠다. 이제는 확실한 1군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간의 노력이 보상을 받은 느낌이다.
김재현은 7일까지 86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를 기록 중이다. 물론 규정타석에는 한참 미달되는 수준이지만 팀을 위기에서 건져내는 활약을 선보여 인상은 더 깊다. 그런데 세부기록을 보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좌완을 상대로 한 성적이다.
좌타자가 좌완에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이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다. 다만 좋은 선수는 그 편차가 최소화되거나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차별성이 있다. 김재현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김재현은 올 시즌 우완을 상대로 3할3푼7리, 옆구리 유형을 상대로 3할7푼5리라는 뛰어난 타율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좌완 상대 타율은 1할7푼4리(23타수 4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타석의 절반 가까이는 삼진(10개)이었다.

좌완을 상대로 성공할 확률이 떨어지다 보니 쓰임새가 제한된다. 좌완이 선발로 나설 때는 대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거나, 상대할 때는 번트를 대는 빈도가 높다. 확고부동한 팀의 주전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내야 할 과제다. 김재현도 이를 인정한다. 좌완에 대한 스트레스도 나름대로 크다.
구단 안팎에서는 경험의 문제로 보고 있다. 김재현도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우타자였다. 3학년 때 좌타자로 전향했다. 프로에 와서는 왼손의 공을 치지 못하다보니 기회가 적었다. 좌타자로서 좌완의 공을 많이 보지 못했다”라면서 “아직도 좌완의 공이 낯선 감은 있다. 궤적에 대한 적응을 못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스위치 타자로 변신하며 도박을 걸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중반 이후로는 좌타석에만 집중하고 있다. 김재현은 “스위치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있다. 하지만 시즌 중 다시 변화를 주기에는 부담이 있다”라면서 “좌완 상대 공략이 마지막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많은 연습을 할 계획이다. 김재현은 “김성갑 수석코치께서 캠프 때는 좌완을 집중적으로 상대하는 연습 계획을 짜주시겠다고 하더라. 집중적으로 쳐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은 시즌 그런 연습을 많이 하기는 어렵다. 결국 지금은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좌타자가 좌완에 강해지려면 필수적으로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필요하다. 삼진도 먹고, 안타도 치면서 서서히 적응해야 한다. 최근에는 KBO 리그의 좌우놀이가 심화되면서 오히려 경험을 더 많이 쌓은 좌타자들이 좌완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김재현도 그런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만약 남은 시즌에 실마리를 찾는다면 SK의 외야도 한층 더 안정감을 찾아갈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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