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다시 한 번 드라마같은 컴백 스토리를 썼다.
강정호는 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결승 솔로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8연패 탈출을 이끈 그는 이틀 연속 홈런이 동반된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타율도 2할5푼7리까지 올렸다.
경기 직후 그는 “오늘 데뷔한 윌리엄스가 잘 막아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윌리엄스의 첫 승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빅리그 데뷔전을 가진 트레버 윌리엄스는 3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하며 강정호의 도움을 받아 첫 승까지 따냈다.
최근 선발 출장한 2경기에서 무려 6안타 3홈런 5타점이다. 타격감이 완전히 살아난 것 같다는 말에 강정호는 “계속 이렇게 치면 좋을 것 같다. 좋을 때일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치려고 한다”는 말로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표현했다.
8회말 동점을 깨는 솔로홈런은 알렉스 레이에스의 대포알 같은 포심 패스트볼(98.7마일)을 받아쳐 만든 것이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워낙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 빠른 공을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 마지막에 실투가 들어왔다”고 돌아봤다.
이날은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메이저리그의 전설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기념하는 날이기도 했다. 대선배를 기념하는 날을 맞아 피츠버그는 8연패 탈출에도 성공했다. 강정호는 “이기는 데 있어서 결승타가 나왔다는 게 기분이 좋다. 클레멘테 데이에 연패를 끊은 것도 좋다”고 말하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강정호는 세인트루이스전에 유독 강하다. 5월 복귀전에서도 멀티홈런으로 팀의 연패를 끊은 데 이어 이번에도 2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쳤다. 하지만 그는 “어떤 팀을 상대로 쳤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특정 팀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nick@osen.co.kr
[사진] 피츠버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