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일이 풀리지 않고 갈수록 꼬여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상황을 나타내는 경험 법칙을 의미한다.
야구에서도 머피의 법칙은 존재한다. 예컨데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할때다. 타격감이 절정인데 야수 정면 타구가 몇 차례 나오면 부진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반면 끝모를 부진에 허덕이던 타자가 행운의 안타를 통해 타격감을 되찾는 경우도 더러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7일 kt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타격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2할7푼3리(44타수 12안타).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이승엽의 명성과 어울리는 건 아니다. 개인 통산 2000안타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던 이승엽은 "요즘 타격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하루 빨리 타격감이 올라와야 하는데 영 만족스럽지 않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날 이승엽은 안타 2개를 추가하며 역대 최고령 및 최소 시즌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2회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3회 kt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와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를 가볍게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5회 2사 2루서 2루 땅볼로 아웃됐던 이승엽.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행운의 안타를 뽑아냈다. 7-13으로 뒤진 7회 1사 1루서 kt 3번째 투수 이창재의 7구째를 공략해 우전 안타로 연결시키며 대기록을 수립했다. 2루수 박경수가 잡는 과정에서 놓쳤지만 공식 기록은 실책 아닌 안타였다.
이승엽에게 2000안타 달성 소감을 묻자 "우선 2000안타가 뜻깊은 기록이지만 팀이 패한 게 아쉽다. 또한 최고령 및 및 최소 시즌 2000안타는 지난 한국에서의 14년, 일본에서의 8년 등 총 22년간 꾸준히 노력한 것에 대한 결과이기 때문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오늘 행운의 안타 2개를 반등의 기점으로 삼아 한일 통산 600홈런도 최대한 빨리 달성해 팀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8일부터 롯데와 사직 2연전을 벌인다. 한일 통산 600홈런 달성에 단 2개 만을 남겨두고 있는 이승엽은 롯데 2연전을 잔뜩 벼르고 있다. 이승엽이 국내 무대에서 439홈런을 치는 동안 가장 많은 홈런을 내준 팀이 롯데다. 2003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56개)과 지난해 KBO 최초 개인 통산 400홈런 모두 롯데전서 나온 기록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롯데전서 타율 2할8푼3리(53타수 15안타) 4타점을 기록 중이다. 8일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과의 대결에서도 지난해 타율 5할5푼6리(9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으로 강했으나 올해 들어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행운의 안타 2개로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이승엽이 대포 가동을 재개하며 한일 통산 600홈런 고지를 밟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