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이해창, 공수 성장으로 쓰는 역전 드라마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9.08 13: 00

첫 3홈런 경기, 9월 타율 0.417
도루저지율도 0.444로 수준급
kt 위즈 포수 이해창(29)이 인생 역전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방출에, 주목 받지 못한 포수지만 올 시즌 당당히 1군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다.

경기고-한양대를 졸업한 이해창은 2010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7라운드(전체 50순위) 지명을 받았다. 2011시즌에는 1군 14경기에 출장하는 등 기회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최경철, 박동원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방출됐고 테스트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가진 체격이나 파워 만큼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포수로서의 세밀함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지난 시즌도 거의 퓨처스리그에서 보냈다. 1군에서 5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엔트리에 있을 때도 벤치에 있는 날이 더 많았다. 게다가 1군 경기에선 많은 폭투를 허용하며 아예 3군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적지 않은 나이였다. 그러나 이해창은 포기하지 않았다. 2,3군에서 뛰면서 남들보다 블로킹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올해 초 미국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최근 1군 포수로 자리 잡고 있다.
풀타임은 아니지만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161타수 37안타) 6홈런 19타점 12득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 김종민이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중반부터는 이해창이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최근에는 투수 리드도 좋아졌다. 포수 칭찬에 인색한 조범현 감독은 최근 “이해창의 리드가 좋았다”라는 승장 인터뷰를 한다. 그만큼 이해창의 수비 능력이 좋아졌다는 방증이었다.
또한 1군 경험을 통해 타격 능력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원래 파워는 뛰어났던 선수인데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개인 첫 1경기 3홈런을 몰아쳤다. 또한 1경기 3홈런은 역대로 61번째 기록이었다. 그만큼 나오기 쉽지 않은 기록. 이해창은 이날 활약을 포함해 9월 6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24타수 10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점도 7개를 기록했다. 많은 기회 속에서 공격 본능도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도루 저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올 시즌 50경기 이상을 소화한 포수 중 도루저지율이 가장 좋다. 총 45번의 도루 시도 중 20개를 잡아냈다. 도루저지율은 무려 4할4푼4리다. 물론 도루 저지는 투수의 퀵모션이나 다른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투수의 공을 받아 2루 송구까지 걸리는 신간인 ‘팝 타임’도 수준급이다. 1군 경험을 통해 공수 모두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선 보완해야할 점이 있다. 이해창 스스로도 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해창은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에서 2루타 2개를 때려내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될 뻔 했다. 비록 팀이 9회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그럼에도 이해창은 “아니다. 미안할 뿐이다. 실점하는 데는 분명 내 탓도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3홈런을 친 7일 경기 후에도 이해창은 “수비에 더 비중을 두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성장을 갈망하는 그이기에 앞날이 더 기대된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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