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서 돌아온 서진용(24·SK)이 서서히 감을 잡아가고 있다. 탈삼진 제조 능력은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 모습이다. 팀의 차세대 마무리라는 기대치를 증명하고 있는 가운데 SK 5강행 싸움의 가장 중요한 퍼즐이 됐다.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돌아온 서진용은 복귀 후 갈수록 나아지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18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 중이다. 19⅔이닝이라는 작은 표본이지만 타고투저가 극심한 KBO 리그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불펜 투수는 결코 흔하지 않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는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최근 9경기, 11⅓이닝에서 서진용은 단 1실점만을 하고 있다. 8월 23일 삼성전 이후 7경기에서는 내리 무실점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마무리 투수의 기본적인 요건인 탈삼진 능력이다. 서진용은 올 시즌 9이닝당 10.98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부상 복귀라는 부담스러운 변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10.13개)보다 오히려 더 좋은 수치다.
이에 서진용은 최근 채병룡과 함께 팀의 필승 셋업맨으로 나서고 있다. 복귀 후 한 달 동안 연투를 최대한 자제하며 예열 기간을 거쳤던 서진용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용희 SK 감독은 “김광현의 부상 때 팀 불펜 구성이 다소 무너졌다. 상황에 따라 투수를 투입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는데 서진용이 큰 몫을 해줬다”라고 칭찬했다.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음은 분명하다. 서진용은 “복귀 후 첫 몇 경기는 내 팔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던지면서 점차 감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김원형 SK 투수코치 역시 “초반에는 감이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괜찮다”라고 칭찬했다. 특히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이 살아나고 있다. 포크볼의 경우 우타자 기준, 가운데에서 몸쪽으로 떨어지는 궤적이 기본인데 서진용의 최근 포크볼은 이 원칙을 따르면서도 변화의 폭이 커졌다.
140㎞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서진용은 스트라이드 자체도 넓어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가 더 빠르다. 여기에 주무기인 포크볼이 예리하게 떨어지니 제구만 잘 되면 공략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투수다. 어려운 팀 여건상 지난 주 4경기에서 다소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끄떡 없는 모습으로 자신감을 찾았다. 서진용은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라고 장담한다. 잔여경기 일정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SK는 앞으로 주축 선수들의 비중을 늘려도 크게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서진용이 그 중심에 있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