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놓치지 않은 강정호, 화려한 멀티홈런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9.07 11: 43

선발 복귀한 경기에서 2홈런 포함 3안타로 3타점
유리한 카운트에 적극적으로 타격해 타점 수확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은 강정호(29)가 멀티홈런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강정호는 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팀의 5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해 시즌 15호, 16호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렸다. 시즌 타율도 2할4푼9리로 올렸다.
피츠버그는 초반 힘겨운 싸움을 했다. 불안한 피칭을 하던 선발 라이언 보글송은 1회초 야디에르 몰리나에게 만루홈런을 내줬고, 팀은 3회초까지 0-5의 일방적인 열세에 놓였다. 3회말 존 제이소의 적시타로 추격했지만 여전히 1-5로 차이는 있었다.
하지만 이 쉽지 않을 것 같던 흐름을 강정호가 깨뜨렸다. 4회말 1사에 루크 위버와 다시 만난 그는 볼카운트 2B-1S에서 체인지업(82마일)에 자신있게 스윙했고, 타구는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홈런이 됐다. 피츠버그는 2-5로 다시 추격 흐름에 불을 당겼다.
3-5로 쫓아간 5회말 1사 1, 3루에도 강정호의 스윙이 빛을 발했다. 바뀐 투수 맷 보우먼과 상대한 그는 볼카운트 2B로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뒀고, 포심 패스트볼(93.2마일)에 방망이를 돌려 중전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4-5로 턱밑까지 따라붙은 피츠버그는 이닝이 끝나기 전 6-5 역전에 성공했다.
강정호가 날린 두 타구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홈런이 나온 2B-1S, 그리고 중전적시타의 발판이 된 2B라는 볼카운트는 모두 타자들에게 유리한 카운트다. 투수는 볼넷 부담을 갖게 되면서 스트라이크존 안에 던질 수밖에 없게 되고, 따라서 타자는 치기 좋다. 헛스윙이 나오더라도 바로 삼진을 당하지는 않기 때문에 여유도 있다. 강정호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날아온 ‘먹이’를 놓치지 않았다.
모든 타자가 그렇듯 강정호도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밖에 없는 카운트가 되면 과감한 배팅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는 이날 이전까지 초구일 때,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많을 때 통산 타율이 각각 3할9푼2리(7홈런), 3할3푼5리로 높았다. 부상자 명단(DL)에서 복귀해 처음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도 좋은 먹이를 확실히 잡는 습성은 변하지 않았다. 9회말에는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오승환을 상대로 홈런을 뽑아내며 멀티홈런을 완성했다.
그러나 강정호의 이러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피츠버그는 7-9로 패하며 8연패에 빠졌다. 마무리 토니 왓슨은 9회초에만 홈런 3개를 허용하며 4실점으로 무너졌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 피츠버그는 67승 69패가 됐다. /nick@osen.co.kr
[사진] 피츠버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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