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상 후 복귀하며 파워까지 향상
1년 전과 같은 126경기 출전했다면 26홈런 페이스
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힘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루키 시즌과는 다른 파워다.
강정호는 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팀의 5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했고, 홈런 2개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팀은 7-9로 재역전패해 8연패에 빠졌지만, 그의 파워는 경기 중반을 빛냈다.
홈런이 터진 것은 팀이 1-5로 뒤지던 4회말이었다. 2회말 자신의 첫 타석에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그는 상대 선발 루크 위버와의 승부에서 2B-1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고, 4구째 체인지업(82마일)을 정확히 공략해 좌측 펜스를 넘겼다. 그는 팀이 6-9로 패배 위기였던 9회말 2사에도 오승환을 상대로 가운데 펜스를 넘겼다.
시즌 타율은 2할4푼9리로 여전히 높지 않지만, 강정호는 시즌 79번째 경기만에 15번째 홈런을 날려 지난해 자신의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기 전에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페이스가 지속되면 20홈런에도 근접할 수 있다.
1년 전 126경기에서 15홈런을 쳤던 그가 올해 다시 15홈런에 도달하기까지는 79경기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보다 무려 47경기를 줄인 것이다. 이미 부질없는 가정이기는 하지만 똑같은 126경기를 소화했다면 24홈런 페이스다.
지난 시즌 당했던 무릎과 정강이 부상 후 재활을 하느라 시즌을 늦게 시작한 강정호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어깨 부상까지 당하며 결장한 경기가 많았다. 그럼에도 벌써 지난해와 같은 홈런을 칠 수 있는 비결을 꼽자면 단연 달라진 파워다.
올해 5월 복귀전에서 멀티홈런으로 화려하게 존재감을 알린 그는 방망이 길이를 바꿨다고 밝힌 바 있다. 무게는 880~890g 정도로 지난 시즌과 똑같지만, 길이를 33.5인치에서 34인치로 늘린 것. 복귀를 준비하면서 그는 늘어난 방망이 길이를 자신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을 만큼 파워에도 신경을 썼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홈런 페이스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경기 중 한 차례씩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놓친 경기가 많은 점은 아쉽지만, 장타력만큼은 더 향상됐다. 건강하게 보낼 수만 있다면 빅리그에서 맞이할 강정호의 세 번째 시즌은 최고의 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 /nick@osen.co.kr
[사진] 피츠버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