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임무와 역할을 잘 수행하면 팀도 우승하고 나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형민(30) 만큼 전북 현대가 바라던 선수가 있을까.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전북이지만 불안 요소는 존재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믿을 선수가 이호밖에 없는 탓에 이호가 부상 등으로 빠졌을 때는 불안함이 확실히 존재했다. 이 때문에 이호에 버금가는 신형민의 복귀는 전북이 가장 바라던 일이다.
그런 신형민이 지난 3일 안산 무궁화에서 전역해 복귀했다. 전역 직후 전북이 전지훈련 중인 목포에 내려가 합류한 신형민은 짧은 시간이지만 전북의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까지 안산에서 주축으로 뛴 만큼 몸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신형민은 "시즌을 소화하다가 와서 별다르게 나쁜 건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관건은 조직적인 플레이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다. 신형민도 동의했다. 그는 "2014년에 같이 뛴 선수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대표팀을 오가면서 만난 선수들도 꽤 있고, 다른 팀이지만 선후배로 지낸 선수들도 많아 나쁘지 않다"며 "나는 새롭게 합류한 선수인 만큼 조직적인 것이 중요하다. 경기에 들어가면 조직적인 것을 많이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민이 전북에서 맡을 역할은 안산과 조금 다르다. 안산에서는 신형민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기도 했지만, 전북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것이 유력하다. 목포 적지훈련에서도 신형민의 역할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신형민은 2선의 김보경, 이재성과 함께 중원을 구성해 공격과 수비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신형민은 "23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도 있고, 최근에는 (조)성환이형과 (김)형일이형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드필더로 뛰지 않을까 싶다"면서 "보경이와 재성이가 기술적으로 좋은 선수이면서도 많이 뛰는 선수들이라 미드필더로 뛰어고 수비적으로 크게 부담은 없을 것 같다. 또한 감독님께서 공격적인 것을 원하신다면 수비적인 부담은 내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전했다.
현재 전북은 K리그 클래식 개막 후 28경기 연속 무패로 1위에 올라 있다. 팀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건 신형민처럼 새로 합류한 선수들에게 가운 일이다. 그러나 부담도 존재한다. 새롭게 합류한 선수가 뛰는 경기서 패배할 경우 그 선수의 잘못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대로 부담이 있다"고 밝힌 신형민은 "그라운드에서 부담이 존재할 것 같다. 90분을 잘하다가 1골을 허용해서 질 수도 있는 것이 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위 동료들이 많이 도와줄 것이라고 본다"며 "기존 선수들이 좋은 시즌과 좋은 경기를 하고 있는 만큼 내게 주어진 임무와 역할을 잘 수행하면 팀도 우승하고 나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일에서야 합류한 신형민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추가 선수 등록을 하지 못해 남은 일정에 뛸 수가 없다. 전북과 신형민 모두 아쉬운 상황. 그러나 신형민은 AFC 챔피언스리그 이후를 바라보는 만큼 아쉬움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때문이다.
신형민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뛰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기존 선수들이 잘해서 우승을 해도 좋은 것 같다. 우승을 하면 클럽 월드컵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2009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경험을 하기는 했지만 또 기회가 주어지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며 "클럽 월드컵에서는 빅클럽과 경기 기회가 주어진다. 선수에게는 좋은 기회다. 아시아를 대표해서 경기를 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영광이다"고 밝혔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